'K-뷰티'의 힘…만년 적자 화장품, 수출 효자로 대변신

지난해 화장품 수출 사상 최대, 수입액보다 2.3억달러 많아…정부 집계로 첫 무역수지 흑자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안정준 기자  |  2015.03.06 06:01  |  조회 20443
중국 상하이 이니스프리 홍이광장점 전경/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중국 상하이 이니스프리 홍이광장점 전경/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 중국 상하이 난징동루 홍이광장 인근 '이니스프리' 매장. 2013년 7월 문을 연 이 매장은 하루 평균 2000∼3000여명이 방문한다. 20∼30대 여성이 주고객으로 월 매출이 4억∼5억 원에 달한다. 매장 면적이 76㎡(23평)로 넓지 않은데다 중저가 브랜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물량이 팔리는 셈이다.
아모레퍼시픽 중국법인에서 근무하는 차이젠런씨는 "이니스프리 매장이 개장한 지 2∼3개월 만에 난징동루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를 잡았다"며 "다소 침체됐던 주변 상권까지 살아났다"고 말했다.

만년 적자를 면치 못하던 화장품 무역 수지가 흑자로 돌아섰다. 한류열기가 뜨거운 중국과 홍콩, 대만, 태국 등을 비롯해 미국, 러시아 등으로도 화장품 수출이 급증해 효자산업으로 급부상했다.

5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12억7700억 달러)대비 50.9% 증가한 19억2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액은 16억9300만 달러로 화장품 산업 사상 처음으로 2억2500만 달러 무역흑자를 달성했다.

프랑스, 미국, 일본 등 해외브랜드 인기가 높은 화장품은 1990년대 이후 줄곧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한류열풍이 불기 시작한 2010∼2012년에도 4억∼6억 달러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3년 적자폭이 2억6900만 달러로 줄어들더니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다.

'K-뷰티'의 힘…만년 적자 화장품, 수출 효자로 대변신
◇최대 수출국은 중국…일본 수출은 되레 줄어=
국산 화장품 산업의 변신에는 중국시장의 역할이 컸다. 국가별 수출액을 보면 중국이 5억98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31%에 달했다.

이어 홍콩 4억900만 달러 △미국 1억5500만 달러 △일본 1억5400만 달러 △대만 1억2500만 달러 순이었다. 화장품 수출 상위 1∼5위권 국가 중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점유율이 58.6%를 차지했다. 태국(8600만 달러)과 베트남(4800만 달러), 싱가포르(4800만 달러), 말레이지아(4700만 달러) 등 아시아권 국가와 러시아연방(4000만 달러)도 주요 수출국으로 집계됐다.

수출상위 10위권 국가 대부분의 수출금액이 전년대비 크게 늘었다. 중국 수출액은 2013년(3억1600만 달러) 대비 89.2%, 홍콩과 미국은 각각 90.2%, 44.8% 증가했다. 하지만 2013년 1억5900만 달러였던 일본 수출액은 3.2% 감소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진짜 명품'…국산 화장품, 탄력 받아=이처럼 화장품 수출이 늘어난 것은 한류 열풍 확산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설화수 매장 관계자는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시장 고객들 사이에선 한국 화장품이 프랑스, 미국 브랜드 못지않은 명품으로 통한다"며 "오히려 아시아 여성 피부에 더 잘 맞는 합리적인 제품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화수, 후, 라네즈, 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 등 한국 화장품을 찾는 외국인 고객들이 급증하면서 화장품 기업의 해외 사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해외매출은 지난 2010년 2700억 원에서 지난해 8300억 원으로 4년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이 중 중국시장 매출액은 4700억 원으로 전체 해외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LG생활건강 역시 2010년 900억 원이던 해외 매출이 지난해 4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해외 매장수도 급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등 해외매장 4200여 개를, LG생활건강은 후, 빌리프, 더페이스샵 등 해외매장 1900여 개를 운영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올해는 해외시장 매출이 전년보다 3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등 아시아 뿐 아니라 미국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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