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대 시장 성장한 마스크팩 "유통채널도 바꿨다"

유커 구매 증가에 마스크팩 전문숍 급증…화장품 유통채널에 새로운 돌파구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5.03.09 06:01  |  조회 12721
마스크팩 전문숍 '로열스킨'(사진 좌측)과 '올 마스크 스토리' 매장 전경
마스크팩 전문숍 '로열스킨'(사진 좌측)과 '올 마스크 스토리' 매장 전경
8일 서울 명동 엠플라자 인근에 위치한 마스크팩 전문숍 '로얄스킨' 매장. 고객 대부분은 20~30대 '유커'(중국인 관광객)였다. 중국 베이징에서 왔다는 티엔위징(여, 27)씨는 "선물용으로 마스크팩을 사러 왔는데 달팽이 크림도 좋은 것 같아 구매 물품이 늘어나버렸다"고 말했다.

유커의 '마스크팩 사랑'이 화장품 유통채널에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마스크팩만 판매하는 마스크팩 전문숍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데 이어 최근에는 마스크팩 전문숍이 H&B숍(헬스&뷰티 숍)으로 진화하고 있다.

8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국내 마스크팩 전문숍은 15개 안팎으로 파악됐다. 명동을 중심으로 마스크팩 전문숍이 본격 등장한 것이 지난해 하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빠른 증가세다.

매장 위치도 명동 상권 밖을 향하기 시작했다. 명동에만 5개 매장을 낸 '로열스킨'은 지난해 말부터 중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이대와 홍대, 제주에 매장을 열었다. 지난해 6월 론칭한 뒤 명동에 5개 매장을 낸 '올마스크스토리'는 올해 제주와 이대를 중심으로 5개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출범한지 1년 정도 된 마스크팩 전문샵이지만 벌써부터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하는 양상이다. 초기에는 마스크팩만 팔았지만 지금은 달팽이크림과 마유크림 등 중국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기초화장품도 판다. 다양한 화장품을 한 곳에서 판매하는 H&B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마스크팩 전문숍의 성공은 숫자로 뒷받침 된다. 업계에 따르면 유커 판매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추정되는 마스크팩 시장은 2010년 2000억 원에서 지난해 3000억 원으로 4년 만에 50% 성장했다. 마스크팩 시장은 올해도 4000억 원에 달해 33% 고속성장 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스크팩 제조업체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대표적 사례가 골판지 제조업체 산성앨엔에스다. 전체 매출에서 골판지 비중이 90% 수준이던 이 업체는 마스크팩 등 화장품 비중이 60%로 역전됐다. 사업 구조 변화로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63% 급증했다.

마스크팩이 유커에게 인기 있는 까닭은 '가격'과 '부피'다. 1장에 2000~3000원 정도로 저렴한데다 개별 포장돼 선물하기도 좋다. 큰돈을 들이지 않고 드라마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속 한류 스타들의 피부 관리법을 따라할 수 있다는 것도 인기 요인이다. 아예 박스째 구매하는 유커를 심심찮게 볼 수 있을 정도다.

마스크팩 전문숍 확대는 백화점과 브랜드숍 등 화장품 유통 채널의 성장정체를 맞은 화장품 업계에 새로운 돌파구로 여겨진다. 막강한 구매력을 갖춘 유커를 등에 업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유통 채널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수입 화장품 전문 편집숍과 협동조합 판매 등도 새로운 채널로 언급되지만 아직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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