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라더니"…줄서서 지갑여는 '뷰티족'

출시 전부터 입소문 난 화장품, 물량 부족해 예약 판매…경기침체에 '작은사치' 소비 트렌드 확산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5.03.10 06:30  |  조회 7173
/사진제공=SK-Ⅱ, 랑콤
/사진제공=SK-Ⅱ, 랑콤
"아직도 안 들어왔나요? 예약한 지 일주일이나 지났는데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해요?"

경기 침체와 국산 화장품 공세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수입화장품 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일부 브랜드의 신제품은 출시 직후 모든 물량이 판매돼 재입고를 기다리는 예약 고객이 줄을 섰을 정도다.

◇"이건 꼭 사야해"…줄서서 지갑여는 뷰티족들=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P&G가 판매하는 'SK-Ⅱ 오라액티베이터 CC크림'(30g, 7만원대)은 지난달 1일 출시된 지 한달만에 수입 물량이 모두 판매됐다. 현재는 국내에서 제품을 구입할 수 없는데도 전국 백화점 매장과 한국P&G 본사에는 매일 CC크림 구입을 희망하는 소비자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P&G 관계자는 "지난달 제품 정식 출시를 앞두고 4개월치 물량을 들여 왔는데 한달만에 완판됐다"며 "예상보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거워 부랴부랴 추가 주문을 했지만 3월 중순 이후에나 제품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얼굴에 빛이나는 극광 피부 연출이 가능한 제품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판매량이 급증했다"며 "매장마다 차이가 있지만 예약자수만 30∼40명에 달하는 곳도 있다"고 귀띔했다.

랑콤이 지난달 27일 첫 판매를 시작한 에어쿠션 '블랑 엑스퍼트 쿠션 컴팩트'(14g· 리필 포함·6만원대)도 무서운 기세로 팔리고 있다.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등 대형 매장에선 출시 첫 날 제품이 동 나 뒤늦게 사러 온 고객들은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랑콤 관계자는 "신제품은 첫 출시때 물량을 넉넉히 확보한 뒤 이후 프랑스 본사로부터 보름이나 한달 간격으로 추가 물량을 받는다"며 "하지만 쿠션 컴팩트는 출시 첫날 추가물량을 요청했고 이례적으로 항공편으로 제품을 공수했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지난 4일부터 주요 백화점 매장에 재입고 됐지만 인기 색상은 구하기가 쉽지 않다.

◇'작은 사치족' 증가…출시전 입소문도 고객몰이=이처럼 수입 브랜드의 색조 제품들이 인기를 끄는 것은 '작은 사치' 소비 트렌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격 부담이 큰 기초 제품은 중저가 브랜드를 사용하지만 특정 색조 아이템만은 다소 비싼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이다.

출시 전부터 뷰티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것도 완판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오라액티베이터 CC크림'은 화이트닝 스킨케어 제품으로 유명한 SK-Ⅱ가 수년만에 내놓는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으로 알려지면서 정식 출시되기 전부터 반응이 뜨거웠다. 지난 1월 23∼27일 면세점 매장에서 선판매한 결과 5일만에 1100여개가 팔려 유통업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랑콤 '블랑 엑스퍼트 쿠션 컴팩트'도 세계 최대 화장품기업인 로레알그룹과 '쿠션 원조'인 한국의 아모레퍼시픽의 특허 논란이 불거지면서 입소문을 탔다. 특별히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제품이 나오자마자 삽시간에 매진됐다.

특정제품이 매진 행진을 하더라도 수입화장품 전체 매출 추세가 단번에 달라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수입화장품 브랜드 관계자는 "메이크업 제품은 기초(제품)에 비해 단가가 낮아 아무리 많이 팔려도 전체 실적을 뒤집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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