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의 '가격인하 해명' 안 통하는 까닭은?
"환율 차이 따른 가격조정" 설명 대신 "판매 안돼 콧대 낮췄다"는 해석 힘 얻어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5.03.18 16:30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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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샤넬은 전일부터 국내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일부 잡화제품 가격을 최대 20% 인하했다. 클래식, 빈티지 라인 등 인기 상품을 포함해 샤넬이 가격을 인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클래식 미디엄은 600만원에서 538만원으로 조정됐으며 클래식 점보는 715만원에서 600만원으로 내렸다.
"최근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생긴 국가 간 가격 차이를 줄이기 위한 것"이 샤넬 본사 측 설명이다.
유로화 급락으로 유럽에서 유로화로 구입한 제품을 아시아 국가에서 해당 국가 통화로 되파는 '회색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아시아에서 가격을 인하하더라도 현지에서 제품 구매가 이뤄지는 것이 본사 매출 및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더 낫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다음 달까지 샤넬은 한국과 중국 등에서의 가격은 20% 가량 내리고 유럽 현지 가격은 20% 올리는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하지만 국내 여론은 "샤넬도 불황에 고개를 숙였다"는 쪽으로 쏠린다. 이 같은 판단의 근거는 최근 구찌나 페라가모 등 몇몇 명품 브랜드들의 국내 판매와 중고 명품 시장 거래가 예년만 못한 가운데 명품 시장도 불황을 받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판매가 좋았다는 사실을 숫자로 증명하면 되지만 샤넬코리아는 그렇게 할 수 없는 구조다. 샤넬코리아는 2012년 매출과 영업이익 등 감사보고서 제출 의무가 없는 유한회사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며 여론으로부터 집중적인 조명을 받자 유한회사로 전환했다는 것이 업계 추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한회사로 전환한 뒤 소위 '불통' 이미지가 커지며 브랜드 이미지가 오히려 나빠지고 있다"며 "가격 인하 배경에 대한 설명이 달리 해석되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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