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리는데 왜?" 홍콩서 값 내린 명품, 韓서는 제값 받아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전세계 명품 판매 감소…한국은 오히려 판매 증가해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5.04.22 06:00  |  조회 14448
"잘 팔리는데 왜?" 홍콩서 값 내린 명품, 韓서는 제값 받아

유럽산 명품 브랜드가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시장에서 가격인하 발표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아시아 고객들이 유럽산 명품 구매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만큼은 샤넬 외에 공식적 가격 인하 결정에 나선 브랜드가 없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로이터 등 주요 외신과 명품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주얼리 브랜드 까르띠에와 프랑스 패션 브랜드 크리스찬디오르, 스위스 시계 브랜드 파텍필립 및 태그호이어가 홍콩과 중국 시장에서 제품 가격을 인하했다.

까르띠에는 '탱크 루이 까르띠에'(Tank Louis Cartier)와 '발롱 블루 드 까르띠에 타임피스'(Ballon Bleu De Cartier timepiece) 2개 시계 모델 가격을 5% 인하했고, 크리스찬디오르는 '미스 디오르'와 '소프트 디오르' 등 핸드백 모델 가격을 12% 내렸다. 파텍필립은 홍콩과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일부 제품 가격을 3%~7% 인하했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프라다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에서 인기 품목들에 대한 가격 인하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버버리 역시 아시아시장 가격 조정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명품 브랜드 가격인하 배경은 '유로화 가치 하락에 따른 아시아 지역 판매 둔화'다. 유로화 가치가 위안화와 홍콩달러보다 떨어져 소비자들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유럽 본토에서 제품을 구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을 보면 한국에서도 유럽산 명품 가격 인하가 불가피하다. 실제로 지난 달 샤넬이 한국에서 이례적으로 가격인하를 발표한 배경도 유로화 가치 하락이었다.

하지만 크리스찬디오르, 프라다 등의 한국 법인은 국내 가격 인하와 관련 '노코멘트'로 일관하거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업계에서는 유로화 가치 하락에도 불구하고 명품 브랜드들의 한국 판매가 여전히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어 굳이 판매가를 낮출 필요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순이익이 28% 급감한 프라다의 경우 한국에서 만큼은 지난해 판매가 늘어났고, 크리스챤디오르 역시 지난해 한국 매출이 2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프라다의 경우 중국 소비자들이 유럽은 물론 한국을 방문해 구매하는 비중도 상당히 높다"며 "판매가 잘 되는 지역에서 단순히 환율 때문에 가격을 조정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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