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를 제대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 비달 사순

[스타일 톡<14>] 현대 헤어드레싱 기술의 창시자…후학 양성·인종 평등에도 노력

머니투데이 스타일M 배영윤 기자  |  2015.04.30 10:45  |  조회 14444
마음 속에 새겨놓으면 나의 스타일이 한층 업그레이드 된다. 과거와 현재의 스타일을 창조한 크리에이터들의 명언들을 소개한다. 머니투데이 패션·뷰티사이트 '스타일M'과 함께 나누는 스타일 톡(TALK)!
/사진=비달 사순
/사진=비달 사순

"To me hair dressing means shape. It's very important that the foundations should be right" - Vidal Sassoon (1928 ~ 2012)

세상 모든 여자들이 가고 싶은 헤어 살롱. 그곳의 시작은 헤어 디자이너 '비달 사순'의 살롱이다. 1960년대 영국 런던에 불었던 비틀즈의 인기와 미니스커트 열풍에는 비달 사순의 '파이브 포인트 컷(five-point cut)'이 함께 했다.

스페인 출신 유대인 홀어머니 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비달 사순의 원래 꿈은 파시즘과 나치즘에 대항하는 정치가였다. 하지만 그는 어머니의 뜻에 따라 마지못해 런던의 헤어드레서 아돌프 코헨의 제자로 들어갔다. 그는 코헨의 살롱에서 손님들의 머리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충분한 양의 스프레이를 뿌려 고정시키는 일을 했다.

1960년대에 처음 자신의 살롱을 차린 비달 사순은 고전적인 보브컷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헤어스타일을 창조했다. '사순컷'이라고 불린 비달 사순의 새로운 헤어스타일은 당시 샤넬과 함께 정형화된 여성미에서 탈피하는 데 의미가 컸다. 화학약품을 과도하게 사용해 촌스러운 헤어스타일에 광을 내고 일주일 내내 그 모양을 고정하는 대신 비달 사순의 자연스럽고 세련된 스타일을 추구하는 여성들이 늘어갔다.

그는 비대칭 컷, 귀 앞쪽과 목덜미 부분에 톱니 모양을 만든 컷 등 현대 미용 기술의 기본이 되는 기법들을 새롭게 창안했다. 자신의 살롱에는 록 음악을 틀어 재미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비달 사순의 살롱에서 일하는 미용사들은 당대 최신 유행하는 의상들을 입었고 그들은 서부의 총잡이들처럼 허리춤에 각종 도구들을 꼽고 손님들의 헤어스타일을 '디자인'했다.

현업 은퇴 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후학 양성은 물론 인종 평등을 위해서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비달 사순은 헤어드레싱에 있어 형태를 중요하게 여기며 이를 위해서는 기초가 올바르게 서야한다고 강조했다. 헤어드레싱 분야는 물론 모든 창조하는 작업에 있어 기초가 탄탄해야 한다는 기본 원리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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