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년만에 굿바이"…제일모직 사명 역사 속으로

지난해 7월 부활했던 삼성그룹의 상징…"완전히 없애지 않고 보전 조치"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5.05.26 11:15  |  조회 7583
제일모직 CI/사진=머니투데이 DB
제일모직 CI/사진=머니투데이 DB
삼성그룹 상징인 제일모직이 1954년 설립 이후 6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오는 7월 임시주총을 거쳐 9월에는 삼성물산과 합병하기 때문이다.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사업 재편과정에서 패션사업은 삼성에버랜드(2013년 12월), 소재사업은 삼성SDI(2014년 7월)로 각각 분리돼 원래 법인은 지난해 이미 없어졌다. 하지만 제일모직 사명의 상징성을 감안해 패션사업을 인수한 삼성에버랜드 법인명을 지난해 7월 제일모직으로 변경해 명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합병회사 사명을 삼성물산으로 정한 만큼 제일모직이라는 이름이 한동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제일모직은 삼성그룹을 상징하는 기업명 인 만큼 완전히 없애지 않고 보전 조치하기로 했다"며 "추후 사업 방향이나 회사 사정에 따라 사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수송동 제일모직(패션사업부) 사옥. 오는 9월 삼성물산과 회사 합병후에도 패션사업부 조직은 이곳에서 근무할 예정이다./사진제공=제일모직
서울 종로구 수송동 제일모직(패션사업부) 사옥. 오는 9월 삼성물산과 회사 합병후에도 패션사업부 조직은 이곳에서 근무할 예정이다./사진제공=제일모직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이 삼성물산, 제일제당에 이어 섬유사업에 도전하며 세운 3번째 회사다. 당시 자본금은 1억환, 사명은 제일모직공업주식회사였다. 당시 임직원 49명, 매출 9100만원이던 회사는 지난해 임직원 4304명, 매출 5조1296억원으로 성장했다. 이 가운데 패션사업부 직원 수는 1739명, 매출은 1조8519억원이다.

회사 설립 초기에는 직포, 방모, 염색 등 섬유사업을 벌였고 1977년부터 기성복 시장에 진출했다. 남성복, 여성복, 아동복, 교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패션 사업으로 확장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대표 브랜드인 '갤럭시'도 원래 제일모직 신사복 브랜드명이다.

대표 패션브랜드로는 '갤럭시', '빈폴', '에잇세컨즈', '구호', '준지', '르베이지', '로가디스' 등이 있다. 빈폴은 1989년 론칭한 대한민국 대표 캐주얼 브랜드로 아웃도어, 키즈, 골프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에잇세컨즈는 이서현 사장 주도로 2012년 첫 선을 보인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로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제일모직이 1989년 진출한 케미칼사업, 1994년 뛰어든 전자재료사업 등 소재부문은 지난해 삼성SDI에 합병됐다. 소재사업부는 2000년대 중반부터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의 핵심 재료인 폴리카보네이트 사업을 비롯해 액정화면(LCD) 패널의 핵심소재인 편광필름 사업을 시작했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프린트

MOST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