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기초체력 다졌다" K패션 中 공략 본격화

빈폴·헤지스, '다각화'로 中 판매확대 나서…'현지화 10년' 성과가 '패션한류' 좌우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5.07.03 03:20  |  조회 6172
빈폴 중국 상하이 플래그십스토어/사진제공=제일모직
빈폴 중국 상하이 플래그십스토어/사진제공=제일모직
캐주얼 브랜드 빈폴과 헤지스가 중국 진출 10년을 기점으로 현지시장 공략 강화에 본격 나선다. 패션업계 양대 산맥 제일모직LF가 자체 개발한 주력 브랜드 빈폴, 헤지스는 '피케셔츠'(카라가 달린 캐주얼 셔츠) 열풍을 불러오며 국내 패션산업 성장을 이끈 'K패션' 아이콘이다. 10여 년간 중국에서 인지도를 다진 두 브랜드는 브랜드 다각화를 통해 '패션한류'에 도전한다는 전략이다.

◇빈폴·헤지스, '다각화'로 中 판매확대 본격화=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빈폴은 최근 중국 상하이 번화가 광후이 광장에 중국 진출 10년 만에 처음으로 플래그십스토어(브랜드의 모든 라인을 판매하는 대표 매장)를 오픈했다.

이곳에서는 빈폴이 전개하는 '빈폴 맨', '빈폴 레이디스', '빈폴 아웃도어' 등 모든 하위 브랜드 제품을 판매한다. 빈폴은 2005년 중국 진출 후 개별 브랜드가 각 영역에서 인지도를 다졌다는 판단에서 전체 브랜드 성격과 이미지를 한 번에 보여줄 플래그십스토어를 냈다.

현지 매장 확대도 추진된다. 현재 130여 개 매장을 올해 200개로 늘리고 내년에는 300개 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지 반응이 좋은 빈폴 아웃도어가 중국 공략의 첨병이다. 빈폴 아웃도어는 올해 중국 현지 매장 수를 70개 까지 늘린다. 현재 중국 매장 수는 20개. 올해만 3배 이상 매장이 늘어나는 셈이다.

지난 2일 오전 서울 압구정동 LF 본사에서 LF의 아동복 브랜드 '헤지스키즈'와 중국 아동복 전문 기업 '지아만'사의 파트너십 계약 체결식이 개최됐다. 사진은 오규식 LF 대표이사(가운데), 리우 웨이 '지아만' 사장(오른쪽), 장인만 파스텔세상 사장(왼쪽)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LF
지난 2일 오전 서울 압구정동 LF 본사에서 LF의 아동복 브랜드 '헤지스키즈'와 중국 아동복 전문 기업 '지아만'사의 파트너십 계약 체결식이 개최됐다. 사진은 오규식 LF 대표이사(가운데), 리우 웨이 '지아만' 사장(오른쪽), 장인만 파스텔세상 사장(왼쪽)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LF
제일모직 관계자는 "다양한 하위 브랜드를 통해 시장 규모를 넓힐 수 있다는 것이 캐주얼 브랜드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2007년 중국에 진출한 헤지스 역시 브랜드 다각화로 승부를 건다. LF는 지난달 초 아동복 브랜드 '헤지스 키즈'를 중국에 론칭하고 판매에 돌입했다. 올해 5개 매장을 오픈하고 2020년까지 100여개 매장을 보유한 중대형 브랜드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LF 관계자는 "현지에서 레저 생활을 즐길만한 여유있는 소비자가 입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며 "하위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출시해 판매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지화 10년' 성과가 '패션한류' 좌우=그동안 국내 패션업계를 대표하는 제일모직과 LF는 중국 시장의 '한류'에도 불구하고 현지에서 두각을 보이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K뷰티'가 중국에서 승승장구하며 비교 대상이 되곤 했다.

이와 관련, LF 관계자는 "땅덩이가 넓은 중국은 지역별로 소비자 디자인 취향과 선호도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패션의 경우 글로벌 브랜드도 현지에 안착하기가 쉽지 않다"며 "단순히 '한류'만 바라보고 섣불리 공략하기 힘든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빈폴과 헤지스가 지금까지 다져놓은 인지도를 매출로 연결 짓기 위해서는 디자인과 유통망 등 영업과 관련된 모든 영역에서의 '현지화'가 관건이라고 분석한다.

현지화를 위한 두 브랜드의 전략은 서로 엇갈린다. 빈폴은 10년 전부터 현지 매장과 판매를 직접 관리하며 국내 인력이 중국 영업 환경에 적응하는 전략을 펼쳤다. 반면, LF는 중국 유통망을 장악한 현지 기업에 판권을 맡기는 방식이다. 헤지스는 2007년 중국 3대 패션기업 '빠오시냐오'를 통해 현지에 진출했고 최근 '헤지스 키즈' 판권도 '휴고보스키즈', '아르마니주니어'등 명품 아동복 판권을 가진 현지 기업 '지아만'에 맡겼다.

업계 관계자는 "직진출과 현지 업체를 통한 진출 모두 장단점이 있다"며 "그동안 중국에서 쌓아온 브랜드 인지도만큼 현지 영업환경에도 완벽히 적응했는지 여부가 K패션 중국 공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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