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리는데…" 중국서 값 내리는 K뷰티, 왜?

로레알·에스띠로더 판매 부진으로 가격인하… 잘 팔리는 K뷰티도 덩달아 인하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5.07.13 15:12  |  조회 11301
라네즈 중국 상하이 '팍슨 백화점' 매장 전경/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라네즈 중국 상하이 '팍슨 백화점' 매장 전경/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화장품 업계가 K뷰티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가격 인하에 돌입한다. 로레알과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화장품 업체들의 대규모 가격 인하에 따른 대응 차원에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15일부터 설화수와 라네즈,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등 4개 브랜드 제품 가격을 3~12% 인하한다. 라네즈가 12%로 인하폭이 가장 높고 이니스프리와 설화수, 에뛰드하우스가 각각 8%, 4%, 3%씩 가격을 내린다. 백화점과 가두점은 물론 온라인 판매가도 인하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도 중국에 진출한 후, 수려한, 더페이스샵 가격 인하 폭과 시점을 검토 중이다.

이에 앞서 에스티로더와 로레알은 지난 달 가격인하를 결정하고 이달부터 실행에 나섰다. 가격인하폭도 한국 브랜드보다 높다. 특히 에스티로더는 바비브라운, 맥, 크리니크 등 주요 브랜드 가격을 최대 23% 인하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당국의 관세인하에 따른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달 1일부터 화장품 수입 관세를 5%에서 2%로 인하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내수 활성화를 위해 관세를 인하했다"며 "이에 맞춰 제품 가격도 내렸다"고 말했다.

가격인하 배경에는 관세인하와 함께 판매 부진 극복이 주된 목적이다. 로레알의 지난해 중국 매출은 143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7.7% 늘었다. 로레알이 중국에 진출한 후 판매 증가폭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에스티로더도 중국 매출이 1% 증가하는데 그쳤다.

강력한 경쟁상대인 에스티로더와 로레알의 가격인하에 한국 화장품 업계 역시 '울며 겨자먹기'로 동참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한국산 화장품의 대중국 수출액은 5억9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90% 급증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중국 매출은 44.0%, 27.6%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하로 고급 브랜드 정책을 펼치는 에스티로더와 로레알의 중국 내 브랜드 이미지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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