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라벌의 관광 중심지에 피어난 한옥호텔 '황남관'

[김유경의 한옥 여행]<10>경상북도 경주시 포석로 '황남관'

머니투데이 경주(경북)=김유경 기자  |  2015.08.01 11:35  |  조회 17157
지방관광과 한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옥체험 숙박시설이 2010년 이후 매년 150여곳씩 증가해 2014년12월 기준 964곳에 달한다. 한국관광공사는 2013년부터 우수 한옥체험숙박시설 인증제인 '한옥스테이'를 도입했다. 관광공사가 선정한 한옥스테이와 명품고택은 총 339곳. 이중에서도 빛나는 한옥스테이를 찾아 한옥여행을 떠나본다.
경주 대릉원일원에 조성된 연꽃밭에서 바라본 황남관 전경 /사진=김유경 기자
경주 대릉원일원에 조성된 연꽃밭에서 바라본 황남관 전경 /사진=김유경 기자
'화려하다.' 천년고도의 도시 경주에서 처음 본 '황남관'은 단아하면서 화려한 느낌이 강했다. 대단한 장식이 있는 것도 아닌데 깔끔한 기와집과 멋스런 소나무가 있는 정원이 조명과 함께 어우러져 화려한 야경을 뽐내고 있었다.

황남관은 최근 개장한 2층 한옥 2채와 카페테리아 '월성루'가 더해지며 총 8채의 한옥이 모여 있는 한옥마을을 완성했다.

2014년 2월에 개관한 황남관은 한옥과 호텔의 장점만 뽑아 조성한 한옥호텔이다. 첫 개관 당시 단층으로 된 명활랑(明活廊), 선도재(仙桃齋), 금강헌(金剛軒), 남산재(南山齋) 등 한옥 4채에 27개의 객실을 운영하다가 지난달 2층짜리 토함재(吐含齋), 단석재(斷石齋) 한옥 2채를 증축해 16개의 객실을 늘렸다. 온돌 2인실과 3인실이 기본이고 스위트와 패밀리스위트, 누마루스위트까지 5종류 객실을 마련했다.

황남관 토함재에 2개실뿐인 누마루스위트. 황남관에서 가장 크고 가장 비싼 객실이다. /사진=김유경 기자
황남관 토함재에 2개실뿐인 누마루스위트. 황남관에서 가장 크고 가장 비싼 객실이다. /사진=김유경 기자
황남관 패밀리 스위트 객실의 욕실 /사진=김유경기자
황남관 패밀리 스위트 객실의 욕실 /사진=김유경기자
패밀리스위트 6개실과 누마루스위트 2개실이 특별하다. 패밀리스위트는 돌침대(온돌)방과 거실이 구분돼 있고 툇마루와 뒷마당까지 이어져 보다 넓게 이용할 수 있다. 다만 툇마루로 이어지는 문이 잘 안 열린다 싶으면 오른쪽 문을 먼저 밀어보자. 한옥의 문은 어슷하게 맞물리도록 디자인돼 있어 이 원리를 모르면 새집일수록 문이 잘 열리지 않는다.

욕실은 비즈니스호텔과 다를 바 없다. 샴푸, 컨디셔너, 바디워시젤, 비누, 면봉 등이 작은 용기에 담겨져 제공된다. 분위기는 한옥인데 시설은 호텔이어서 편리하다.

2층 한옥인 토함재에 새로 조성한 누마루스위트는 침대방과 온돌방, 누마루를 한 공간으로 넓게 쓸 수 있어 더 특별한 공간이다. 침대에는 라텍스 매트리스를 사용했고, 하얀 시트위에 붉은색과 황금색으로 면 분할된 이불을 정갈하게 놓아 왕실에 온 듯 강렬한 인상을 준다.

부대시설로는 황남관의 로비로 이용되는 문간채와 까페테리아로 이용되는 복층 월성루가 있다. 남산재에 있는 누마루는 한복 체험실로 꾸며졌다.

황남관 설립 배경은 경주가 지닌 역사적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박진용 황남관 대표는 "고려와 조선시대에 외국 귀빈이나 중앙 관리들이 경주를 방문했을 때 머물거나 대기하는 객사가 경북문화재 제3호로 지정된 동경관인데, 지금은 객사 역할을 할 수 없어 경주의 역사가 배어있는 황남동에 그 의미를 되살려 황남관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황남관 입구에서 바라본 전경 /사진=김유경 기자
황남관 입구에서 바라본 전경 /사진=김유경 기자
◇서라벌 역사와 문화가 전해지는 황남관
= 각 한옥의 이름은 신라 천년 수도를 지탱하게 해준 서라벌의 산 이름에서 따왔다. 동쪽 토함산과 명활산, 서쪽 선도산, 남쪽 남산, 북쪽 소금강산 등이다. 황남관에서는 한옥 이름만 봐도 방향을 알 수 있고, 산과 얽힌 역사를 더듬어볼 수 있다.

황남관의 동쪽에 위치한 '一'자형의 명활랑에서 연상되는 명활산은 신라 수도인 금성의 전초지로 많은 왜구의 침입을 막아냈으며, 선덕 여왕 때는 비담이 명활산성을 근거로 반란을 일으켰으나 김유신에 의해서 평정 당하기도 한 역사적인 산이다.

서쪽에 위치한 '一'자형의 선도재에 서면 신라 팔경중 하나로 꼽히는 선도산 일몰이 궁금해진다. 선도산 정상에는 높이 7m의 마애삼존불과 자락에는 태종 무열왕과 수많은 고분이 많기로 유명하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서라벌에 도읍을 정할 무렵, 북쪽 소금강산의 정식명칭은 금강산, 이후 강원도 금강산과 구분하기 위해 소금강산으로 개명됐는데 'ㄴ자형'의 금강헌은 금강산 이름을 땄다.

남산은 금오산이라고도 하며, 신라시대 유적과 빼어난 자연경관으로 노천박물관으로도 불린다. 총 12개의 보물과 12개의 사적지 등이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명산이다. 단층 한옥 중 가장 큰 'ㄷ'자형의 남산재가 황남관 남쪽에 위치해 있다.

황남관 야경 /사진=김유경 기자
황남관 야경 /사진=김유경 기자
◇황남관에서 시작하는 경주자전거투어
= 황남관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경주의 관광 중심지 중 하나인 황남동에 위치해 있다. 황남빵으로 유명한 그 황남동이 맞다. 황남관에서 대릉원일원이 바로 보이고 자전거로 △교촌한옥마을 4분(928m) △포석정 12분(3.09㎞) △첨성대와 계림숲 3분(807m) △안압지(동궁과 월지) 10분(2.59㎞) △봉황대 4분(948m) 등 인근 신라 유적지를 10분 내외로 다녀올 수 있는 관광지 중심에 있다. 고속버스터미널(1.27㎞)과 시외버스터미털(1.43㎞)도 자전거로 5~6분 거리다. 도보여행도 좋지만 오전, 오후 코스를 나눠 자전거투어를 계획하면 더 많은 곳을 둘러볼 수 있어 더 좋다. 황남관에서 자전거를 유료로 대여해준다.

황남관 내에서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황남관 투숙객은 무료로 한복을 빌려 입고 경주 유적지 곳곳을 둘러보는 한복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황남관에서 무료 사진 촬영과 인화 서비스까지 선사한다. 투숙객이 아닌 경우 한복 대여비는 1시간에 5000원. 이밖에 곤장치기체험, 다듬이체험, 널뛰기, 떡메치기 등 20여 종류의 전통놀이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개관한지 1년여밖에 안됐지만 7~8월 성수기에는 외국인의 비중이 20~30%에 달하는 것도 특징이다. 유럽·아메리카 대륙에서는 부킹닷컴을 통해, 동남아지역에서는 익스피디아 또는 아고다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서라벌의 관광 중심지에 피어난 한옥호텔 '황남관'
☞'황남관' 숙박팁
▶ 위치 = 경상북도 경주시 포석로 1038 (황남동)
▶ 문의 = 054-620-5000
▶ 가격 = 10만~50만원 (2~6명)
▶ 체험 프로그램 = 한복입기 체험과 팽이, 투호, 윷놀이 등의 전통놀이 체험이 모두 무료다. 특히 한복입기 체험 후 즉석 사진도 찍어준다.
▶교통 = 서울역에서 신경주역으로 향하는 KTX는 오전 5시1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하루 26회 운항한다. 이동 시간은 2시간10분 정도이며 요금은 4만8000원. 이중 수원을 경유하는 열차가 3회 있는데 40분 정도 늦어지는 대신 1만원 저렴하다. 신경주역에서 황남관까지는 택시(1만2000원 예상)로 20분 정도, 버스로는 45분소요. 황남관까지 도보로 이동(1.7㎞)할 수 있는 경주역으로 가려면 동대구에서 환승해야 한다. 총 3시간35분 소요되며 요금은 4만6000원.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를 이용하면 4시간 정도 소요되며 요금은 2만1000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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