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에잇 포켓' 잡기 경쟁…키즈라인 단독 론칭 '인기'

한명의 아이 위해 지갑 여는 어른들…패션에 관심 많은 엄마와 아이 심리 적중·신규 고객 확보

머니투데이 스타일M 배영윤 기자  |  2015.10.07 11:31  |  조회 7138
/사진제공=라푸마 i, 엠엘비 키즈
/사진제공=라푸마 i, 엠엘비 키즈
경기 불황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닫히고 있다지만 아낌없이 지갑을 열게 되는 곳이 있다. 바로 하나 밖에 없는 '내 자식'을 위한 투자다. 본인이 입고 먹는 데에는 소홀하더라도 자식들에게는 누구보다 좋은 것을 해주고 싶은 게 부모들의 마음이다. 이제는 부모 뿐만 아니라 조부모에 미혼의 삼촌·고모(이모)들도 손주·조카를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연다.

저출산과 맞물려 집안에 한 명 있는 아이를 위해 부모, 친할아버지·친할머니·외할아버지·외할머니·삼촌·고모(이모) 등 8명이 주머니를 연다는 의미로 '에잇 포켓 키즈(8-pocket kids)'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에잇 포켓 키즈'는 유통업계의 새로운 돌파구로 떠올라 너도나도 발빠르게 '키즈라인' 강화에 힘쓰고 있다.

◇패션 업계 '키즈라인' 론칭 박차, 스포츠·아웃도어까지…성인옷과 비슷한 디자인

최근 패션, 스포츠, 아웃도어 업계에서는 앞다투어 키즈라인을 론칭하고 키즈 단독매장을 오픈하는 등 키즈라인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젊은 부모들 사이에서 부모와 아이가 같은 옷을 입는 트윈룩, 시밀러룩 등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 또한 키즈라인 열풍에 촉매제가 됐다.

/사진제공=신세계인터내셔날
/사진제공=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여성복 브랜드 '보브(VOV)'는 지난 8월 아동복 브랜드 'V주니어'를 론칭해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첫번째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V주니어'는 성인라인인 보브의 콘셉트와 디자인을 동일하게 적용한 아동복으로 기존 아동복 브랜드와 차별점을 뒀다. 8~13세(120~150) 어린이를 타겟으로 해 존더 세련된 스타일을 추구하는 아이들과 엄마들의 니즈를 반영했다. 출시 2주만에 전 제품의 평균 판매 진도율 40%를 넘겼고 총 25가지 제품 중 9가지는 재생산에 돌입할 정도로 인기다.

LF가 전개하는 프랑스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Lafuma)'도 키즈라인 '라푸마 i'를 론칭해 올 가을부터 본격적인 전개를 시작했다. '라푸마 i'는 라푸마 이노센스(innocence)의 줄임말로 '순수한 우리 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브랜드 특유의 프랑스 디자인 감성과 아웃도어 브랜드가 가진 기능성을 특화했다.

'라푸마 i' 제품 역시 다운 재킷부터 신발까지 성인 라인과 비슷한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캠핑과 같은 아웃도어 활동이 많아지는 가을 겨울 시즌에 온 가족이 함께 입을 수 있는 패밀리룩 아이템으로 인기를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제공=엠엘비 키즈
/사진제공=엠엘비 키즈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 '엠엘비(MLB)'의 키즈라인 '엠엘비 키즈(MLB KIDS)'는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는 스트리트 감성을 담은 2015 F/W 컬렉션을 공개했다. 이번 '엠엘비 키즈'의 2015 F/W 제품들은 아동복의 트렌드가 귀엽기만 한 옷에서 2030세대에서 유행하는 자유로운 스트리트룩을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트리트 패션의 대표 아이템인 스타디움 재킷, 스웨트셔츠, 스니커즈, 스냅백 등 성인라인 제품을 그대로 축소해 아이들도 성인들처럼 멋스러운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LF 마케팅실 이관섭 상무는 "키즈열풍은 아웃도어업계뿐만 아니라 가구, 뷰티, 백화점 등 유통업계 전반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주현 보브 마케팅 담당과장은 "기존에는 싱글이나 아이가 없는 여성 고객들이 많았는데 주니어라인을 론칭한 이후에는 자녀와 함께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들이 많아졌다"며 "신규 고객 확보와 매출 증대라는 두 가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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