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현의 노래' 국악극으로 무대 오른다

국립국악원 2016사업계획 발표…소설·희곡·현대무용과 '융합' 콘텐츠 출시·영유아프로그램 강화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  2016.01.28 14:00  |  조회 3612
김해숙 국립국악원장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김해숙 국립국악원장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김훈의 소설 '현의 노래'가 국악극으로 무대에 오른다. 황선미 작가의 대표작인 '마당을 나온 암탉'도 국악뮤지컬로 재탄생한다. 국악과 예술장르의 협업 시도와 더불어 미래 고객인 어린이 청소년에게 국악을 알리기 위해서다.

국악원은 28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영유아부터 어린이·가족 관객 등을 위한 다양한 공연을 통해 국악의 대중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또 소설과 희곡, 현대무용 등을 재해석한 국악극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융합 콘텐츠를 이용해 국악 저변도 넓힌다는 계획이다.

국악원의 올해 주요 사업계획은 △어린이·가족 등 미래 관객 개발을 위한 공연 및 교육, 체험 △자연 음향 공연장 확대를 통한 국악의 고품질화 △융합과 창조를 통한 공연, 교육 프로그램 확대 등을 발표했다.

◇ 태아부터 어린이까지…'미래 관객' 육성에 집중

국악원은 특히 태아부터 영유아, 어린이 및 가족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어린이들에게 자연스레 국악감수성을 키워줌으로써 '미래 관객'을 미리 육성한단 취지다.

풍류사랑방에서 열리는 '토요국악동화'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토요국악동화'는 친숙한 동화에 국악적 요소를 더한 어린이극이나 구연동화 등의 형태의 공연으로 연간 총 34회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해숙 국악원장은 "영유아들에게도 국악감수성을 띄우지 않으면 국악의 미래가 어렵겠다는 생각을 해서 토크콘서트를 하던 프로그램을 국악동화로 바꿨다"며 "동화구연을 하면서 우리 음악을 들려줘 어린 아이들이 국악에 친숙해지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황선미 작가의 대표작인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도 국악뮤지컬로 재탄생한다. 5월 가정의 달에는 신작 '만파식적'도 무대 에 오른다. 유모차 동반 부모를 위한 '유모차음악회'와 임산부를 위한 '태교음악회'도 선보인다.

국악원은 공연 외에도 국악기 이해자료 시리즈 발간, 전래동요 자료집 발간, 체험프로그램 확대 등을 통해 국악 체험 기회를 늘린다. 아울러 올해부터 본격 시행되는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에도 국악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 김훈·셰익스피어와 융합…'현의 노래', '정순왕후-레이디 맥베스' 등 무대에

다양한 예술장르와의 협업을 통한 융합 시도도 그 범위가 더욱 넓어진다. 국악원은 김훈의 소설 '현의 노래'를 소재로 한 국악극 '현의 노래'(11월), 셰익스피어의 고전 '맥베스'를 국악극으로 재해석한 '정순왕후-레이디 맥베스'(가제, 12월)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중음악계와 국악을 접목하는 시도도 이어진다. 지난해 대중음악 작곡가들을 대상으로 개최해 호응을 얻었던 '국악작곡아카데미' 과정을 올해부터 대중음악인을 비롯해 국악전공자들까지 함께 포함시켜 기초반과 심화반, 국악인반 등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군부대 및 경찰청에 풍물·국악 교육 확대 △국악동호회 축제 △국악주간 지정 등을 통해 생활 속에서 국악 저변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 '우면당', '자연음향 공연장'으로 탈바꿈…11월 재개관 예정

1987년 준공 이래 실내악 연주와 소규모 소리극 등을 선보인 330석 규모 공연장 '우면당'은 약 30년 만에 리노베이션을 통해 '자연음향 공연장'으로 탈바꿈해 오는 11월 재개관한다. 국악원은 개관을 기념해 창극 '춘향전'과 세계전통음악축제, 창작관현악 연주회 등 원음 그대로의 감동을 접할 수 있는 특별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해숙 국악원장은 "올해는 국악의 미래 관객을 만나기 위한 접점을 넓혀 국악 대중화를 이끄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10년, 20년을 내다보며 밭 갈고 씨 뿌리는 마음으로 국악이 시대와 더불어 호흡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살아 숨쉬는 전통 예술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 "어렸을 대부터 국악이 '겨레의 얼'이라고 배웠는데 이 말이 명언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예술의 정체성을 잃으면 우리 얼을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국악원도 우리 예술의 정체성을 담고자 하는 노력을 다방면으로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국악원 공연 횟수는 2014년 대비 160% 이상 증가했다. 또 풍류사랑방 공연은 객석 점유율 94.1%를 보이며 큰 관심을 받았다. 국악원은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더 친밀한 국악프로그램 제공을 하고, 올해를 국악 대중화와 현대화의 원년으로 삼을 예정이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프린트

MOST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