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패션부문, 지난해 '손해본 장사'

매출 전년比 6.1% 줄고, 영업손실 90억원으로 적자전환...에잇세컨즈 '아픈 손가락'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  2016.01.31 11:14  |  조회 10543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지난해 대내외 악재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매출은 '제일모직'의 2013년 수준으로 되돌아갔고 영업이익은 600억원 이상 감소한 성적표를 내 '합병효과'를 논하기도 무색해졌다. 패션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 메르스 타격과 소비 침체 등 외부요인을 비롯 물류창고 화재, SPA(제조·유통 일괄형 의류) 브랜드 초기 비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지난해 패션부문은 전년 대비 6.1% 감소한 1조7380억원 매출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대폭 감소해 2014년 561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9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지난해 '손해본 장사'
실적부진은 지난해 3분기 큰 폭 적자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은 34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줄었고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88억원에서 지난해 210억원까지 늘어났다. 4분기에는 계절적 성수기로 5340억원 매출, 150억원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이 역시 '따뜻한 겨울'로 성수기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한 수치다.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7%, 12.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적부진은 척박했던 시장 상황을 비롯 외부적 요인과 사업적 요인 모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패션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 메르스 타격이 있었고 장기화된 소비 침체도 매출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또 지난해 5월 물류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도 재고 소실로 손실이 컸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사업적 측면에서는 대표 브랜드 빈폴과 남성복 등 전반이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한 가운데 SPA브랜드 에잇세컨즈의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2012년 론칭 이래 30여개 매장까지 공격적인 출점을 이어왔지만 SPA 시장 경쟁이 격화된 상황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기 어려웠을 것이란 게 업계판단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론칭 2~3년만에 이익을 내기는 어려운 것이 패션사업에서는 일반적인 구조"라며 "국내에서는 추가로 공격적인 출점을 하기보다 내실을 다지며 자리잡고 있는만큼 향후 실적개선이 가시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올해 '반격의 키'로 내건 것은 에잇세컨즈의 본격적인 성장과 중국 진출이다. 삼성물산은 에잇세컨즈의 연내 중국 1호점 출점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지난달에는 중국 알리바바그룹 온라인 쇼핑몰 '티몰(T-mall) 글로벌'에 선제적으로 입점하며 시장반응을 보고 있다.

대표 브랜드 '빈폴'이 올 1월 한 달 간 눈에 띄는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올해 실적 개선세에는 '청신호'가 켜졌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 주춤했던 남성복 사업부문의 경우 '갤럭시'는 프리미엄 슈트의 고급감을, '로가디스'는 비즈니스 맨을 위한 합리적인 슈트라는 각각의 콘셉트를 강화해 볼륨을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로가디스 '스마트 슈트'에 적용돼 호응을 얻은 '웨어러블 기술'은 다양한 브랜드에 확대 적용해 장기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것이 삼성물산 패션부문 측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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