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연휴, 동화 플랜더스의 개 '네로'의 꿈 만나볼까
국립중앙박물관, 4월10일까지 '리히텐슈타인박물관 명품전-루벤스와 세기의 거장들' 전 전시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 2016.02.09 13:35 | 조회
7568
일본 TV애니메이션 '플랜더스의 개'에서 주인공 네로와 충견 파트라슈가 루벤스의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 그리스도'를 보고 최후를 맞는 장면 |
피터르 파울 루벤스의 작품을 아직 못 본 이들도 '네로가 죽어가기 전까지 보고 싶어 했던 명화를 그린 화가'로는 알고 있을 정도. 가난한 네로는 한겨울 성당에서 루벤스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본 후 얼어 죽는다.
루벤스의 작품을 아직 못 봤다면 남은 연휴에 국립중앙박물관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유럽의 대표적인 왕실 박물관인 리히텐슈타인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루벤스의 주요 작품이 대거 한국에 왔다. 국립중앙박물관이 기획특별전으로 지난해 12월 12일부터 열고 있는 '리히텐슈타인박물관 명품전-루벤스와 세기의 거장들' 전이다.
피터르 파울 루벤스의 1616년작(추정) 유화 클라라 세레나 루벤스의 초상. /사진제공=리히텐슈타인박물관 |
전시의 핵심은 17세기 유럽 최고의 화가로 불리던 거장 피터르 파울 루벤스에 대한 다각적 조망이다.
루벤스는 당시 최고의 화가로 꼽혔을 뿐 아니라 외교관, 인문주의자, 교육자, 사업가로 현실의 삶 속에서 자신의 이상을 마음껏 구현했던 보기 드문 인물이었다. 후대의 화가들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으며 예술적 자극과 영감이 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루벤스의 딸인 ‘클라라 세레나 루벤스의 초상’을 비롯해 ‘아기 에리크토니우스의 발견’ 등 루벤스를 대표하는 최고의 걸작들이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된다.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 그리스도'는 아쉽게도 전시품목에서는 빠졌지만, 루벤스의 장엄하고 화려한 종교화, 신화화 및 역사적 스토리를 간직한 유화스케치들, 루벤스가 직접 제작 지휘한 유명 태피스트리 연작인 ‘데키우스 무스’등 대표작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승승장구하던 루벤스에게도 인간적 아픔은 있었다. 이번 전시작인 '클라라 세레나 루벤스의 초상' 속 주인공은 루벤스의 딸 클라라다. 루벤스의 딸은 네로보다도 어린 12살 무렵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1616년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그림 속 클라라는 당시 다섯살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 그림에 대해 "유럽 미술사 가운데 가장 감동적인 어린이 초상화 중 하나로 꼽힌다"며 "경계심 없이 감상자를 바라보는 모습은 당대 초상화 작품들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딸과 화가인 아버지 사이에서만 생길 수 있는 친밀감과 사랑이 듬뿍 담긴 그림이라는 것이다.
관람료는 24세 이상 성인 1만3000원, 대학생·중고생 1만1000원, 초등학생 8000원, 유아 5000원, 65세 이상 6000원이다. 단체 20명 이상은 관람료가 2000원씩 할인된다. 전시는 4월 10일까지 이어진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