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예술' K-뷰티…"'진짜 기술'은 특허도 안내"

'기술력 강자' 우뚝 선 화장품 산업...지난해 디자인·상표권 출원도 '최상위'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  2016.03.14 03:15  |  조회 8020
'종합 예술' K-뷰티…"'진짜 기술'은 특허도 안내"
"K-뷰티 특허건수가 많다고요? 진짜 '핵심 기술'은 특허도 안 내요"

국내 화장품 산업이 고속 성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K-뷰티 기업들의 기술력, 브랜드 관리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성분, 효능 등과 관련된 특허권부터 디자인, 상표 출원에 이르기까지 K-뷰티 기업들의 '입김'은 다른 업종에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13일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K-뷰티 선두 기업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상표권 출원 건수는 각각 1991건과 870건으로 지난해 국내기업들 중 2,3번째로 많았다. 이들 기업을 앞지르는 기업은 글로벌 경쟁이 격화된 전자업종의 LG전자 밖에 없었다.

디자인 출원도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각각 238건, 145건으로 국내 기업중 각각 4번째, 7번째로 많았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국내 기준 1091건의 특허, 3300건의 디자인, 1만2733건의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881건, 1570건, 9471건이다. 기술력, 디자인, 브랜드력이 조합된 '종합예술'이 'K-뷰티'라는 것이 숫자로도 증명되는 셈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조 원 매출을 올린 한방화장품 브랜드 '설화수'의 '롱런'비결로 국내 천연물 중 효능 높은 성분을 담아낸 기술력을 가장 먼저 꼽는다. 성분을 찾아내는 것 뿐만 아니라 피부에 가장 효능있는 형태로 적용할 수 있게끔 가공하는 기술 등도 관건이다. 특유의 도자기 형태의 용기모양은 실용신안과 디자인 관련 등록으로, 브랜드는 상표권으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내용물 관련 연구·개발을 주로하는 용인 기술개발원 뿐 아니라 디자인, 용기, 특허를 전담해 관리하는 전문부서들로 세분화돼 있다.

아모레퍼시픽 기술개발원 관계자는 "기술개발 노력은 물론이거니와 이를 통해 특허를 똑똑하게 취득하거나, 보류하는 특허 전략까지가 뷰티기업들의 경쟁력이 돼가고 있다"며 "우수 기술을 여과없이 공개해 경쟁 기업들에 힌트를 주게 되는 경우도 있는만큼 진짜 기술은 오히려 특허 출원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법적으로 특허 등록시 원천 기술의 보호를 받는 기간이 20년이고, 내용 또한 공개되는 만큼 오히려 핵심 기술은 기업이 갖고 가는 등 '눈치싸움'도 치열하다는 설명이다.

'종합 예술' K-뷰티…"'진짜 기술'은 특허도 안내"
최근 K- 뷰티 특허권 트렌드는 단연 국내 토종 천연물과 관련된 것들이다. 이달 새로 등록된 화장품 기업들의 특허를 살펴보면, '소나무 뿌리 추출물을 함유하는 피부 외용제 조성물'을 비롯 녹차, 인삼꽃, 제주한란 등 자연성분과 관련된 것들이 많다. 자연주의 콘셉트 화장품 브랜드들이 늘어난데다, 중국인 고객 등에게도 한방 원료 등 국내 자연 성분을 원료로 한 화장품의 선호가 높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다양한 화장품 제형은 물론 용기(케이스) 구조 및 설계, 사용법, 디자인 등도 세분화해 실용신안 등록되고 있는 추세다. 파운데이션을 퍼프로 찍어 바르는 '쿠션'과 같은 경우도 기존 제품을 제형과 용기, 적용법을 달리해 큰 히트를 친 만큼 디자인 관련 연구 및 보호에도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최근 들어 K-뷰티 기업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특허권, 실용신안 및 디자인·상표 출원도 잇따르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애플 분쟁 이후 기업들이 지재권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는데 화장품 기업들도 제품 및 용기의 미세한 차이도 하나하나 세분화해 출원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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