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티크 호텔 속 男과 女"…가상의 호텔서 열린 패션쇼

[2016F/W 헤라서울패션위크] '오디너리피플' 컬렉션…복고와 트렌드의 절묘한 융합

머니투데이 스타일M 배영윤 기자  |  2016.03.24 08:11  |  조회 9467
오디너리피플(ordinary people) 2016 F/W 컬렉션/사진제공=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
오디너리피플(ordinary people) 2016 F/W 컬렉션/사진제공=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
미국의 황량한 들판 어딘가에 있을 법한 부티크 호텔. 로비에는 빈티지 샹들리에가 걸려 있고 창문 사이사이마다 남녀의 그림자가 분주히 움직인다. 1970년대 락앤롤 음악에 맞춰 서서히 그림자의 정체가 드러났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장형철 디자이너의 '오디너리피플' 2016 F/W 컬렉션은 영상미와 세련된 의상이 절묘한 합을 이뤘다. '오디너리피플'(ordinary people)을 마치 간판처럼 내건 호텔 이미지를 배경에 띄우고 옅은 눈보라가 치는 영상을 가미해 쇼가 진행되는 내내 미국 어느 작은 마을 속 부티크 호텔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오디너리피플(ordinary people) 2016 F/W 컬렉션/사진제공=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
오디너리피플(ordinary people) 2016 F/W 컬렉션/사진제공=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답게 의상 하나하나에 장형철 디자이너의 장인정신이 깃든 테일러링이 돋보였다. 가죽과 두꺼운 모직, 실크, 부클레 소재 등 다루기 힘든 소재들을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실루엣의 의상들로 탄생시켰다.

특히 이번 컬렉션에는 복고와 트렌드, 남성과 여성 등 상반된 이미지를 이질감없이 하나의 룩(Look)으로 녹여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커다란 라펠의 오버사이즈 코트, 잘 재단된 슈트 등 '오디너리피플'만의 색깔이 담긴 아이템은 새로운 실루엣으로 변주됐다.

오디너리피플(ordinary people) 2016 F/W 컬렉션/사진제공=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
오디너리피플(ordinary people) 2016 F/W 컬렉션/사진제공=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
파자마 스타일의 슈트, 로브 스타일의 코트는 이번 컬렉션의 테마를 가장 잘 드러냄과 동시에 입는 사람을 빛나게 하는 힘까지 갖고 있었다. 여기에 와이드 팬츠, 와이드 커프스 셔츠 등 2016년 패션 트렌드를 따르면서도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녹여냈다.

일상에서 얻은 영감을 디자인 요소로 적용하는 장형철 디자이너. 이번엔 신사동 가로수길의 가을 거리를 옷에 담았다. 길가에 수북이 쌓인 은행잎에서 모티브를 얻어 코트 밑단에 자수 장식으로 표현했다. 현대적인 디자인에 한국의 정서를 자연스럽게 녹여낸 부분이었다.

오디너리피플(ordinary people) 2016 F/W 컬렉션/사진제공=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
오디너리피플(ordinary people) 2016 F/W 컬렉션/사진제공=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
베이지, 인디언핑크, 그레이, 톤 다운된 벽돌색 등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컬러를 사용했다. 여기에 블랙과 레드, 골드 컬러로 강렬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톤다운된 보라색 등 다루기 힘든 컬러도 세련되게 활용했다. 복고풍의 색안경, 목 뒤로 로맨틱하게 떨어지는 스카프 등의 액세서리가 전체 컬렉션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 올렸다.

시즌을 거듭할 수록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디자이너, 그리고 그가 이끄는 '오디너리피플'. 이제 겨우 6년차 브랜드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K패션의 미래를 이끌어갈 대표 브랜드로 앞세울만한 자격이 충분한 컬렉션이었다.

오디너리피플(ordinary people) 2016 F/W 컬렉션 백스테이지/사진제공=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 캔디드포토 이승민 실장
오디너리피플(ordinary people) 2016 F/W 컬렉션 백스테이지/사진제공=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 캔디드포토 이승민 실장
한편 '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는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총 5일동안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대선재분 공장에서 열린다. 이번 패션위크는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디자인재단이 주관한다.

DDP에서는 국내 유명 디자이너의 총 41회 패션쇼가 열린다. 대선재분공장에서는 27개의 신진 브랜드의 그룹 패션쇼가 9회에 걸쳐 열리는 '제너레이션넥스트 서울'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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