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성폭행 논란, 수렁에 빠진 2세대 아이돌

[이현지의 컬티즘<96>] 사생활 논란을 맞은 김현중·강인 등…중견 아이돌 자기관리 필요

머니투데이 스타일M 이현지 칼럼니스트  |  2016.06.16 08:41  |  조회 11918
/사진=머니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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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유흥업소 여성 종업원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4일 여만에 여성이 "강제성이 없었다"며 고소를 취하하긴 했지만,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 중에 성폭행 고소가 됐다는 점, 그리고 성폭행이 아니더라도 유흥업소에 가서 성매매를 했다는 점에서 많은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평소 반듯한 이미지로 활동해 오던 그였기에 배신감은 더 컸다.

박유천은 2000년대 중반 데뷔해 붐을 일으켰던 대표적인 '2세대 아이돌'이다. '문화 대통령'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 1990년 중반 HOT를 시작으로 젝스키스, SES, 핑클 등 1세대 아이돌이 대거 등장했다. 이들은 90년대 대중문화 부흥기를 이끌었고, 1세대 아이돌의 대성공으로 자본력이 생긴 엔터테인먼트는 연습생들을 더욱 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데뷔한 2세대 아이돌이 바로 동방신기, 카라, 원더걸스, SS501, 슈퍼주니어, 빅뱅 등이다. 이들의 등장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급성장하게 함과 동시에 본격적인 한류 열풍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면서 국내외로 자본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랜 공백 끝에 컴백을 시도해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젝스키스 등 1세대 아이돌들에 비해, 2세대 아이돌은 현재 사생활 논란과 군 입대, 팀 해체, 축소 과정 등으로 활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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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2009년 데뷔 동기 비스트, 투애니원(2NE1), 포미닛은 가요계 '7년 징크스'를 다시 불러일으키며 위기를 맞았다. 비스트는 멤버 장현승이 팀을 탈퇴했고, 포미닛은 멤버들 간 재계약 문제로 해체 위기가 불거지고 있으며, 2NE1은 박봄의 마약 논란과 공민지의 탈퇴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멤버들이 줄줄이 군 입대를 했거나 앞두고 있어 당분간 팀 활동이 불가능해진 경우도 있다. 작년에 슈퍼주니어 은혁과 동해, 시원, 동방신기 최강창민이 입대했고, JYJ 김재중, 박유천도 입대했다. 라디오스타의 진행을 맡고 있는 슈퍼주니어의 규현도 내년으로 군 입대를 예정하고 있다.

하지만 군대야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다녀와야 하는 것이고, 다녀오고 나서 더욱 활발한 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2세대 아이돌' 대부분이 1980년대 중후반 출생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군 입대를 하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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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문제는 끊임없는 사생활 논란이다. 이번 박유천 사건 외에도, 지난 해에는 SS501의 김현중이 전 여자친구 최씨를 폭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물의를 빚었다. 최씨는 당시 김현중의 아이를 임신했으나 김현중에게 복부를 맞고 유산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이후 김현중은 '친자 논란'에 연루되는 등 거듭된 치정으로 타격을 입었다.

슈퍼주니어의 강인 역시 마찬가지다. 2009년 음주, 폭행사건 등 연이은 사건사고에 시달린 후 자숙기간을 거쳐 복귀했던 그는 얼마 전 또 다시 음주사건을 일으키며 복귀가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데뷔 5~7년 사이에 찾아온다는 팀 해체, 축소의 위기, 남자 멤버들의 군 입대와 여자 멤버들의 짧은 수명의 한계가 아마도 2세대 아이돌들이 지금 수렁에 빠진 이유일 것이다. 이 위기가 지나가고 나면, 다른 모습으로 재기해 다시 사랑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시기를 잘 견뎌내지 못하고 사생활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본인들과 그들을 사랑해 오던 팬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상처이자, 한류를 이끌고 있는 문화업계에도 큰 손실이다.

100만명의 연습생들이 아이돌이 되기 위한 꿈을 키워가고 있는 이때, 중견 아이돌들이 조금 더 자기관리에 신경써주기를 바라는 이유다.

박유천 성폭행 논란, 수렁에 빠진 2세대 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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