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십 하는 순간 썸은 끝이다…'썸'과 '엔조이' 구분법

Style M  |  2014.11.16 11:11  |  조회 3422

[김정훈의 썸㉑] 스킨십을 허용하기 전까지의 썸은 부풀어 오르는 풍선과 같다


썸. 묘한 단어가 등장했다. 짜릿한 흥분과 극도의 불안감이 공존하는 롤러코스터 마냥, 탈까 말까 망설여지기도 하고. 간질 간질. 정체를 알 수 없는 간지러움에 마냥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사랑만큼 떨리지만 이별보다 허무한 '썸'. 그리고 편식남 편식녀를 비롯한 그 밖의 다양한 '썸'에 대한 연애칼럼니스트 김정훈의 토킹 릴레이



/사진=소유, 정기고 '썸' 뮤직비디오 영상화면 캡처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잡는 방법은 간단하다. '아님 말고'라는 말만 기억하면 된다. 하지만 아닌 것을 되게 만들고 싶은 과정이 연애이니 만큼 그걸 적용하기가 쉽진 않다.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이라는 여유는 승자만의 것이다. 더 좋아하는 사람이 승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희생이라는 가치가 끼어들기 때문이다.

관계의 주도권을 잡은 승자라고 마냥 행복한 건 아니다. '아님 말고'라는 쿨한 마인드는 절대로 뜨거워 질 수 없다. 조바심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대신 밀려오는 씁쓸함을 꾸역꾸역 소화해야 한다. '혹시나?' 하는 가능성 대신 '역시나'라는 허무함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마주하며 안타까워하는 남녀들이 많다.

냉정한 승기를 잡는 것과 뜨거운 열정을 가지는 것 중 어떤 게 행복할지에 대해 묻는다면 후자라고 답하는 편이다. 찢어지게 아픈 이별을 경험한 지 오래되서 그렇기도 하고 목적지가 분명한 관광보단 여정 자체를 즐기는 여행이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썸 타는 남녀들이 "이 남자(여자)는 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라는 질문을 할 때면 조금은 부럽기도 하다. 괴로워 할 본인들에겐 미안하지만 '아직 연애세포가 살아있네!' 하고 축하해주고 싶다. 그러니 우선, 당신의 상황은 최악이 아니라는 걸 알고 기운을 냈으면 좋겠다.

물론 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조금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상대의 마음을 파악한 후에 다음 행동을 결정하겠다는 건 독이 된다. 그의 부모님조차 그를 정확히 판단할 순 없으니 '당신이 취하고 싶으면 취하고 아님 말고'라는 생각을 주체적으로 가지는 게 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당부하는 건, 스킨십을 조심하라는 것이다.

'하고 싶으면 해야지. 어차피 그 순간의 감정에만 충실하면 되잖아'란 의견에 100% 동의할 수 없다면 당신은 감정만큼이나 관계의 형태도 신경 쓰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올바른 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명심할 게 있다. 스킨십을 하는 순간 썸은 끝이 난다는 사실이다. 사귀게 된다면 모를까, 스킨십 후에도 썸만 유지 하는 건 '엔조이'일 뿐이다. 쾌락주의자가 아님에도 상대방에게 맞춰주기 위해 쿨한 척 애쓰는 건 멍청한 행동이다.

스킨십을 허용하기 전까지의 썸은 부풀어 오르는 풍선과 같다. 그 풍선 불기를 멈추고 잘 묶는 순간이 연애의 시작이다. 풍선이 묶여진 후라면 그걸 함께 갖고 놀아도 좋고 터트리는 것도 둘의 문제다. 하지만 묶기도 전에 터트릴 순간만을 호시탐탐 노리는 남자는 조심해야 한다. 그가 당신의 부푼 마음에 더 따뜻한 사랑을 불어넣고 싶은 건지 터트리는 짜릿함만을 노리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간단한 테스트를 준비했다. 선택한 보기의 숫자 합을 구하면 된다. (예 ②+③+⑤=10점)

1. 최근에 그가 먼저 연락을 해 온 것은 언제인가?
①매일 먼저 연락한다. ②몇 시간 전 ③하루 전 ④간헐적인 듯? ⑤매번 당신이 먼저 한다

2. 연락이 오는 시간은 보통 몇 시쯤인가?
①아침부터 ②18시 이전 ③1차 끝났을 때 쯤(20시~21시경) ④귀가 전(23시~0시) ⑤0시 이후

3. 메시지 창을 보자. 내 문자에 대한 그의 답변 길이는?
①2배 ②비슷하다 ③절반이다 ④간신히 대답만 하는 단답식 ⑤ ㅇㅇ, ㅋㅋ 등의 자음 뿐

4. 그가 당신의 문자에 답변을 보내는데 걸리는 시간은?
①버퍼링이 없다 ②1~2시간 ③반나절 후 ④하루 뒤 ⑤당신이 문자를 보낸 것도 잊었을 때 쯤

5. 그는 당신에게 얼마나 많은 질문을 하는가?(쓸데없는 얘기 말고 일상 혹은 신상에 대해)
①집요하게 ②적당히 ③당신의 질문에 리액션 정도 ④無 ⑤무관심한 스타일을 미리 어필한다

6. 데이트를 신청하는 시기는 언제 쯤?
①일주일 전 ② 3일 전 ③ 하루 전 ④당일 아침 ⑤쌩뚱맞게 "뭐해?"라거나 기약 없는 약속잡기

7. 당신 앞에 앉아 있는 그 남자. 1시간 동안 휴대폰을 몇 번이나 보는가?
①주머니에 넣고 있다 ②1번 ③ 2~3번 ④휴대폰만 보고 있다 ⑤화장실을 뭐 이리 자주 가는지

8. 최근 데이트를 떠올려 보자. 만나서 뭘 했나?
①밥 먹고 영화 ② 밥 먹고 술 ③술 먹고 동침 ④그냥 동침 ⑤데이트 기억이 없다

15점 이상 : 미련을 버리자. 그 남자와는 연락을 끊어야 한다. 연애를 할 생각이 없는 남자다. 그가 선사하는 달콤함은 엔조이를 위한 것 일 뿐이다. 스킨십을 통해서도 감정이 축적될 일은 없으니 삼가도록 하자. 여자를 정복하는 자극에만 취해 있는 남자들에게서 보이는 공통점이 있다. 섹스 후엔 그것과 관련된 상황에서 빨리 벗어나려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집에서 당신을 빨리 내보내려 한다든지 밝은 아침엔 어젯밤과는 달리 거리를 두고 걷는다든지 하는 행동들이다. 경쟁을 위해 어떤 정성도 마다않는 건 목적을 이루기 전까지일 뿐이니까.

10~14점 : 개인의 취향이 영향을 미치는 구간이다. 3주 후 다시 테스트를!

10점 미만 : 그는 연애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썸은 즐겨도 나쁘진 않지만 기왕이면 빨리 끝내는 게 좋다. 그가 망설인다면 먼저 고백을 하자. 그런데도 그에게서 명확한 반응이 없다면 그 남자도 버려야 한다. 남 주긴 아까운데 내가 하긴 2% 아쉬운 상태라 당신을 간보는 중인 남자, 혹은 단순한 겁쟁이니까. 사겨봤자 둘 다 피곤하다. 서로를 알아 가기 위해 썸 단계가 필요하단 생각에는 사실 오류가 있다. 사귀기 전과 후가 똑같은 사람은 없단 사실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명확한 책임과 부담감을 지니는 관계는 빨리 형성되는 게 좋다.

사실 이 테스트에는 한 가지 비밀이 있다. 점수 여부와 상관없이 당신에게 이런 고민을 하게 만든 남자라면 대부분의 경우 좋은 남자가 아닐 확률이 높다는 사실이다. 좋은 남자란 쓸데없는 의심이나 고민을 하지 않게 하는, 늘 따뜻한 사랑받는 기분을 들게 하는 그런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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