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홀릭형 vs 뺀질이형 vs 구멍형, 당신 상사는 어떤 유형?

[이현지의 컬티즘⑧] 위기에 처한 이대리의 직장생활탐구 1

머니투데이 스타일M 이현지 칼럼니스트,   |  2014.07.21 10:08  |  조회 6968
컬티즘(cultism). 문화(culture)+주의(ism)의 조어. 고급문화부터 B급문화까지 보고 듣고 맛보고 즐겨본 모든 것들에 대한 자의적 리뷰이자 사소한 의견.
위기다. 직장생활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예전에는 상사의 눈치만 보면 됐는데, 이제 상사와 후배에 치여 옆구리가 터질 지경이다. 후배는 하나부터 열까지 질문 해대고, 걸핏하면 상사의 기분을 거슬러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들기 일쑤다. 상사는 후배의 잘못까지 나에게 연대 책임을 묻는다. "믿고 맡길 사람이 없다"는 미명 아래 일은 점점 많아지고, 요구하는 사회생활도 더 늘어났다. 뭔가 억울한데 사회생활이 원래 다 그런거라고하니 할 말이 없다. 그래서 정리해보기로 했다. 직장생활에 대해서 말이다.


/사진=MBC '무한도전'
/사진=MBC '무한도전'
얼마 전부터 대학생 인턴이 회사에 출근하고 있다. 어제부터 직장문화에 대해 묻기에 왜 그러나 했더니, 시험과목 때문이란다. 과목명은 무려 '성공적인 직장생활'(이런 것이 대학 교양과목이라니, 격세지감이다). 매주 김 사원과 박 대리가 등장하는 사이버 강의로, 직장예절부터 자기발전까지 다룬다고 한다. 뻔한 내용이지만, 이제는 기본적인 사회생활까지 입사 전에 배우나보다. 사실 요즘은 인터넷에서도 사회생활 노하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고 우리의 직장생활이 좀 수월해졌을까? 아니다. 여전히 주변에는 울부짖는 영혼들이 넘쳐난다. 대학 강의나 인터넷 정보가 지나치게 일반적인 경우를 말하고 있어서일까.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팀장, 부장의 타이틀을 거머쥔 우리의 상사가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직장인들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이론과 실제는 많이 다른 법이다. 그래서 실제로 겪어본 상사의 나쁜 예를 유형별로 나눠봤다.

/사진=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사진=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1. 워커홀릭형
개념 : 작은 실수에도 죽일 듯이 달려들어 '매니저형' 이라고도 한다. 완벽을 지향하는 만큼 후배들을 많이 괴롭히지만 배울 점도 있고, 외부와 문제가 생겼을 때 맞서 싸워주는 책임감도 있다. 하지만 직원들의 자유시간에 대해 병적인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사례 : A부장은 집에 안 들어간 지 너무 오래돼 집이 오히려 불편하다는 워커홀릭이다. 온갖 프로젝트는 다 따오고, 매일 밤 야근을 하는 바람에 직원들 모두 오후 6시 퇴근은 꿈도 꿀 수 없다. 금요일 오후에 자료를 던지며 월요일 오전까지 보고서를 완성하라고 지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보고서는 늘 빨간 줄이 그어진 채 내던져진다. 독설과 인격모독은 기본. 사내에서는 A부장을 A중사로, A부서를 해병대라고 칭한다.

#2. 뺀질이형
개념 : 넉살이 좋고, 상사를 말로 구워삶는 경우가 많아서 '연예인형'이라고 불린다. 팀원들의 공을 빼앗아 본인이 한 것처럼 꾸미는 경우도 많다. 얄밉지만 일거리를 많이 가져오지 않기 때문에 덩달아 일이 없어지는 장점이 있다.

사례 : 훤칠한 외모의 B팀장은 늘 웃는 얼굴과 유려한 말솜씨로 회사 내에서 인기가 많다. 하지만 같은 팀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업무시간 내내 사적인 일로 전화통을 붙잡고 산다고. 유일하게 일 하는 시간은 본부장 업무 보고 30분 전인데, 팀원들이 써 준 업무 주요사항을 달달 외워 벼락치기를 하고 들어간다고 한다. 본인이 하는 일은 없는데 신기하게도 얼마 전 사내 공로상까지 받았다.

#3. 구멍형
개념 : 상사 눈치 살피기에 바쁘고 실수가 잦다. 그래서 같이 일하다보면 일명 '삽질'하다 끝나는 경우가 많다. 욕심이 많아서 일거리를 많이 가져오는데, 정작 본인은 해결할 수 없으므로 부하직원에게 다 떠넘긴다. 같이 일하기 가장 피곤한 유형.

사례 : C팀장은 간부회의를 다녀올 때마다 늘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십중팔구 대표이사의 지시사항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것인데, 이런 경우 C팀장의 해결책은 하나다. 가능한 안건을 모두 만드는 것. 한 번은 간단한 지시사항에 대한 안건을 다섯 개나 만들어서 보고한 적도 있었다. 이때 모든 시장조사와 기획안 작성은 팀원들의 몫이다. 대표이사는 안건 다섯 개를 모두 채택하지 않았고, "내 말 이해 못했나?"라고 말했다는 후문.

/사진=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사진=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4. 동네바보형
개념 : 일도 못하고 일하기도 싫어한다. 업무에 신경을 쓰지 않으니 편하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절대 책임지거나 해결해주지 않는다. 게다가 가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 쓸데없는 트집을 잡거나 업무분장을 뒤바꿔버리는 만행을 저지르니 주의해야 한다.

사례 : D부장은 승진을 거부했던 전설적인 인물이다. 월급은 오르지 않으면서 일만 많아져서 싫다고 했다는 것. 그 후로 어쩔 수 없이(?) 부장으로 승진하기는 했지만, 1년이 지나도록 직원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는 알지 못한다고 한다. 차일피일 결재를 미루고 중요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늘 침묵한다. 외부 관계자 중에는 아직까지 부장 자리가 공석인 줄 아는 사람도 있다고.

당신의 상사도 이 중 하나에 속하는가? 아니면 이 보다 심하다고 생각하는가?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하나다. 어디에나 최악의 상사는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의 행동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라는 것. 예측 불가능한 이들이 있는 한, 인터넷 정보나 대학강의만으로 직장생활을 완벽히 파악하기엔 부족하다. 주말 오후 근무가 끝날 때쯤 "나랑 파주 아울렛 갈 사람?"이라고 묻는 노처녀 상사에게 도대체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지 가르쳐주는 강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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