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먼저 고백하면 안 된다(?)…잘못된 연애 상식들

Style M  |  2014.11.16 11:11  |  조회 937

[김정훈의 썸⑫] 알파메일(alpha male)을 쟁취하고 싶은 여자들을 위한 Tip 1


썸. 묘한 단어가 등장했다. 짜릿한 흥분과 극도의 불안감이 공존하는 롤러코스터 마냥, 탈까 말까 망설여지기도 하고. 간질 간질. 정체를 알 수 없는 간지러움에 마냥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사랑만큼 떨리지만 이별보다 허무한 '썸'. 그리고 편식남 편식녀를 비롯한 그 밖의 다양한 '썸'에 대한 연애칼럼니스트 김정훈의 토킹 릴레이.



/사진=KBS2 '연애의 발견' 홈페이지


여초현상이 확실하다. 소개팅을 해달라는 사람들의 성비를 보면, 남자보다 여자가 훨씬 많다. 그만큼 '알파메일'(alpha male, 늑대 집단의 계층에서 최고 우두머리 수컷이라는 뜻. 강한 이미지의 남성을 지칭한다)을 차지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여전히 잘못된 상식을 갖고 남자를 대하는 여자들이 많다. '알파메일'을 마음껏 요리하는 여자가 되려면 다음의 오류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Q1. 남자에게 먼저 고백해선 안 된다?
A1. 아니다. 먼저 고백하고 싶다면 얼마든지 해도 좋다. 아니, 해야 한다.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남자에게 먼저 관심을 보이면 안 된다', '먼저 고백하면 100% 남자가 먼저 질려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들이다. 먼저 관심을 표시했다가 실패한 여성들이 많은 건 확실하다. 하지만 그건 먼저 고백했기 때문에 벌어진 사단이 아니다. 애초에 당신에게 관심이 없는 남자에게 고백을 해서 그런 것일 뿐이다. 여자가 먼저 다가갈지 말지를 고민한다는 것은 이미 남자보다 더 안달이 나있다는 증거다.

완벽히 갈무리를 하지 않는 이상, 남자도 여자의 마음을 모를 리가 없다. 그런데 남자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건 그 남자가 여자에게 관심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같은 상태에서 고백을 했으니 실패하는 건 당연하다. 먼저 다가간 행동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닌 것이다. 오히려 남자가 애매한 태도를 보일 때 여자가 먼저 고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선 당신이 만나고 있는 남자가 대단히 자존심이 강한 스타일인 경우다. 여성에게 인기가 많은 친구 A는 소개팅 후 절대로 먼저 연락을 하지 않는다. 여자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아니다. 오히려 마음에 들수록, 앞으로의 관계를 위해 연락을 기다린다. 남자가 다가오기만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여자에게 마음을 열지 않으려는 남자들은 꽤 많다.

그가 소심한 남자일 경우도 더더욱 여자의 고백이 절실해진다. 상처를 주고받길 두려워하는 남자는 의외로 많다. 내가 고백하면 받아 줄지, 괜히 부담 주는 건 아닐지, 조금 더 감정이 쌓여야 고백이 성공할지,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클수록 표현하길 겁내는 거다. 그러니 남자가 당신의 일상을 궁금해 하고, 맛있는 걸 사주면서도 고백하지 않는다면 대신 먼저 용기를 내보는 건 어떨까?

물론 그 후에 시련이 닥칠 수도 있다. 그가 소심남이 아닌, 소심남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나쁜 남자일 수도 있으니까. 그렇다고 해도 당신이 먼저 표현을 하는 게 훨씬 나은 선택이다.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함이기도 하고 어중간한 관계를 지속하며 그의 속내를 관찰하는 시간은 전혀 쓸모없기 때문이다.

지금도 알 수 없는 그의 마음이 시간이 지난다고 확인될 리 없다. 애초에 당신에게 마음이 없는 채로 간만 보고 있는 남자라면, 이후에도 당신에게 마음을 열 가능성도 없다. 그러니 고민이 된다면 한 번 질러 보는 게 속 편한 선택이다. 성공한다면 축하할 일이고, 실패한다 해도 한 바탕 실컷 울고 난 후 남자를 고르는 필터를 하나 얻게 될테니까.


Q2. 예쁘면 뭐든지 용서가 된다?
A2. 미모는 과락을 면하는 수단일 뿐. 과하면 부담스럽다.


친한 형 B는 여자를 볼 때 몸매 25%, 얼굴 25%, 성격 50%의 비중을 둔다고 했다. 몸매나 얼굴이 아무리 괜찮아도 결국 50점이 만점이라는 얘기다. 기준 이상의 외모를 가진다 해도 100점을 차지할 순 없다. 이건 대부분의 남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재밌는 사실은 얼굴만 100점짜리 여자를 만나면 오히려 경계를 한다는 점이다. 소개팅이나 헌팅을 할 때 지나치게 예쁜 여자를 만나고 싶어 하는 남자는 의외로 많지 않다. 다른 수컷들을 견제하며, 충분히 경쟁 가능한 범위안에 있는 여자를 선호한다. 그래서 아주 빼어난 외모의 여성들이 오히려 외로움을 토로하는 경우가 꽤 있다.

지나치게 외모에 신경 쓰는 여자도 매력이 없다. 남자들은 대화 도중 갑자기 자기 얼굴만한 거울을 꺼내 화장을 고치는 여자를 이해할 수 없다. 그 광경이 보기 싫은 게 아니다. 하루 종일 거울을 보며 자신을 치장하는 여자는 기본적으로 이기적인 성향일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오히려 외모보다 세상 다양한 이슈에 관심이 많은 여자가 자신감 있어 보인다. 그의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들어주는 여자, 리액션이 좋은 여자, 스포츠와 정치 등 수컷들의 취미에도 식견이 있는 여자들이 인기 있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Q3. 먼저 밥 값 계산하면 남자들이 자존심 상해한다?
A3. 글쎄. 당신이 어떤 남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다르다.


"내가 계산하면 남자들이 자존심 상해하던 걸?" 데이트할 때 절대로 지갑을 열지 않는 여자들의 단골 멘트다. 물론 그런 남자들도 있다. 엄청난 부자일 경우, 혹은 그 반대로 여자에 비해 능력이 부족하다는 자격지심을 갖고 있는 경우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그 중간이란 걸 알아야 한다. 돈 몇 푼에 찌질하게 구는 게 아니라, 남자들 역시 사랑받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한다. 실제로 다수의 편식남들이 마음을 움직이는 순간은 사랑을 주고받는 데 있어 여자가 능동적인 모습을 보일 때다. 그 타이밍은 만남 초기여야 한다. 연애가 진행된 상태에서 능동적인 여자들이야 많으니까.

데이트 코스를 짜고, 맛있는 레스토랑을 예약해서 계산을 하고, 혹은 계산하는 남자에게 "(밥값이) 너무 많이 나온 거 아냐?"라는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 남자의 헌신을 당연하게만 생각하는 여자들 사이에서 이같은 개념녀는 엄청난 희소가치가 있다. 계산할 타이밍이 되면 화장실로 사라져 버리는 여자들에게 남자들은 질려있다. 화장실에 가면서 카드를 남자 손에 슬쩍 쥐어주며 "자기가 계산해"라고 말하는 여자를 만나는 건 거의 모든 남자들의 판타지다.

손해라고 생각하지 말자. 여자의 친절에 몇 배로 되돌려 주고 싶은 게 남자들의 심리니까. 그런 상황에서 "내가 거지야?!"라고 역성을 내는 남자는 만나면 안 된다. 재력이 좋은 부자든, 자격지심남이든 간에, 그렇게 경직되고 일방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과는 사랑을 주고받기 대단히 피곤하다.

이 밖에도 다양한 오류들이 있다. 다음주에는 '남자는 무조건 어린 여자를 좋아한다?', '섹스 시 모르는 척 내숭을 떠는 게 도움이 된다?' 등 오류에 대해 정리하겠다. 이것까지 정복한다면 다가올 가을바람이 쓸쓸하지 만은 않을 거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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