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당일에 예약 안되는 맛집에 꼭 가야겠니?

Style M  |  2014.11.16 11:11  |  조회 809

[김정훈의 썸⑰]성공하는 소개팅을 위한 팁-2


썸. 묘한 단어가 등장했다. 짜릿한 흥분과 극도의 불안감이 공존하는 롤러코스터 마냥, 탈까 말까 망설여지기도 하고. 간질 간질. 정체를 알 수 없는 간지러움에 마냥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사랑만큼 떨리지만 이별보다 허무한 '썸'. 그리고 편식남 편식녀를 비롯한 그 밖의 다양한 '썸'에 대한 연애칼럼니스트 김정훈의 토킹 릴레이.



영화 '친구와 연인 사이' 스틸컷/사진=CJ 엔터테인먼트


지난 글에 대한 여성들의 반응이 다양했다. 소개팅의 성공은 얼굴에 달려있다고 주장하는 한 후배는 "아무리 맛없고 오래 걸어야 하는 레스토랑이라도 잘생긴 남자와 함께라면 행복할 것 같은데요? 편의점이라도 꽤 로맨틱 하지 않을까요"라고 했다. 또 다른 지인은 "센스는 없어도 돈이 많아 보이면 괜찮을 걸? 센스있는 남자는 선수일지도 몰라. 그냥 우직하고 돈 많은 남자가 낫지"라고 했다. "센스는 일종의 재미야. 잘생겨도 재미가 없다면 싫어!"라는 반응도 있었다.

어렵다. 그러니 당신이 잘생기고, 좋은 차를 몰고 있으며, 천부적인 화술까지 갖춘 사람이 아니라면 소개팅을 준비하는 디테일 몇 가지를 신경쓰는 건 괜한 고생이 아니다.

-예약은 필수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점이라도 예약을 받지 않는다면 소개팅 당일엔 가지 말아야 한다. 반드시 그 맛집을 가려하는 의욕적인 남자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당신이 그 유명한 맛집을 알고 있다는 사실은 관계가 진전된 다음에 전달해도 늦지 않다는 것을. 흥분을 가라앉히자. 아무리 마음에 드는 여자와 소개팅을 한다고 해도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 예약이 가능한 음식점을 수배하길.

소개팅 당일 무슨일이 있어도 꼭 그(예약이 안되는) 맛집에 가야겠다면 30분 일찍 도착해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든지, 음식점 주인에게 당신의 절실함을 알려 자리를 배정받는 노력이 필요하다.

소개팅 당일까지 음식점을 고르지 못한 남자도 마찬가지다. 2~3곳의 음식점을 예약한 뒤, 그녀의 반응을 보고 최종 선택을 하면 된다. 여성과의 첫 만남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평정심과 여유, 그리고 그녀들이 대접받고 있다는 느끼게 하는 것이다. 물론 예약을 취소할 때는 음식점 관계자에게도 예의를 다해야 한다.

- 소개팅 전에 지나치게 많은 연락을 하는 것은 평정심과 여유 없는 남자로 보이는 대표적인 행동 중 하나다. 많은 여성들이 최악의 소개남으로 꼽는 남자는 바로 만나지도 않았는데 친한 척 하는 남자라는 걸 명심하자. 만나기도 전에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당신이 아무리 능수능란하게 카톡을 주고받는다고 해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확률은 낮다. 말이 많은 남자, 잘 모르는 상태에서 아무 여자에게나 집적대는 남자, 여유 없는 남자, 진지하지 못한 남자 가 되기 싫다면 만남 전 연락은 자제하자.

- 여성과의 대화에 능숙하지 않은 남자일수록 약속시간을 애매하게 정하는 경우가 많다. 커피를 마시거나 밥을 먹으며 하는 대화는 부자연스러운 만큼 간단히 술을 한잔 하려는 것이다. 알콜은 어색한 분위기를 해소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은 첫 만남부터 술을 청하는 남자를 좋게 보는 여자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어색함을 타파하기 위한 선택이 불순한 의도로 전달될 확률이 높다. 사실은 커피보다 술을 좋아하는 여성이라 해도 첫 만남에서 술을 권하는 남자에겐 '내가 가볍게 보이나?'하는 생각을 갖는 게 대부분이다. 물론 여성이 먼저 '우리 술이나 한잔 할래요?'라고 할 땐 얼마든지 응하면 된다. 그렇다고 해서 '어? 술 먹자는 걸 보니 혹시?'라는 쓸데없는 상상은 금물이다.

- 마늘이나 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은 자제하자. 마늘의 향기는 은근히 오래 간다. 여성들은 대부분 그걸 알고 있으므로 그런 음식 앞에서 입맛만 다실 뿐 제대로 즐길 수가 없다. 매운 음식도 마찬가지다. 굳이 당신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소개팅 시 예의를 다하려는 여성에게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과 땀, 수시로 화장을 고치는 것은 곤욕이다.

- 둘 사이에 무언가 가교가 놓여 있는 느낌이 든다면 성공한 소개팅이다. 대화를 나누는 도중 서로의 입에서 나오는 단어들이 공중에 흩어지는 걸 굳이 잡으려 애쓸 땐 상대에게 집중을 하지 못하고 그 말에만 집중을 한다. 하지만 어떤 가교가 놓이고 나면 그 곳을 통해서만 서로가 내뱉는 단어들이 오고가는 기분을 만끽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가교가 쉽게 놓이기 위해선 음식점 테이블의 넓이나 높이, 그리고 소파의 푹신함 정도도 영향을 미친다. 지나치게 높거나 넓은 테이블에선 대화를 나누기가 어색하다. 여자로 하여금 팔을 어디다 둬야 할지, 허리를 얼마나 꼿꼿이 펴야 할지, 소파는 왜 이리 푹신해서 긴장 된 자세로 앉을 수가 없는 지, 그래서 접힌 뱃살이 보이기라도 하면 어떻게 할지 등의 쓸데없는 생각을 들게 하면 안된다. 본인도 마찬가지다. 어정쩡한 상태로는 준비해 온 대화를 이어나가기 어렵다.

-2차 음식점도 미리 준비하자. 그래야 여성이 2차를 가자고 했을 때 자연스레 리드할 수 있다. 1차와 2차 음식점 사이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아야 한다. 귀가 시 택시를 잡기 편한 장소도 미리 챙겨두자. 이밖에도 여자들이 입 모아 칭송하는 '센스'를 위한 노력은 끝이 없을 정도다.

그렇다면 소개팅녀들이 준비해야 할 것은 뭘까?

우선은 미모다. 예쁜 여자 마다할 남자는 없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미모의 급 이다. 모두가 우러러 볼 연예인급 미모가 아니라면 그저 외모만으로 남자들을 홀릴 수는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남자들은 '예쁜' 여자가 아닌 '예뻐 보이는' 여자에게 빠진다. 예뻐 보이기 위한 핵심은 바로 '배려심'이다.

여자들은 "남자를 배려하는 여자는 많지 않나?"라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의견에 동의하는 남자들은 그리 많지 않다. '남자들이 이랬으면 좋겠어'라고 기대하는 것만큼 본인부터 남자들의 바람을 채워주기 위해 노력하는 여자는 많지 않다. 특히 남자의 노력에 고마움을 제대로 표현하는 여자, 자신 또한 그만큼 노력하려는 배려심과 희생정신이 있는 여자의 희소가치는 엄청나다. 대우를 받는다고 예쁜 여자가 되는 게 아니다. 예뻐 보이는 여자가 대접을 받는다.

야상점퍼에 청바지를 좋아하더라도 불편한 원피스와 하이힐을 신는 것, 미용실에 가서 비싼 머리 세팅을 하고 투명 메이크업 화장을 하고 나타나는 것이 노력의 전부가 아니다. '여자들이 소개팅에 나가기 위해 얼마나 공들이는 줄 알아? 그러니까 대접받는 건 당연하지!'라고 말하는 여자에게 호의적인 남자는 없다. 예쁘게 치장하는 여자보다 약속시간에 늦지 않는 여자가 훨씬 좋다. 애프터 연락을 기다리며 상대방 남자의 마음을 판단하는 게 아니라 자기 마음에 따라 먼저 연락을 해오는 여자가 더 신선하다.

배려심 가득한 여자라는 걸 보여주는 아주 쉬운 순간이 있다. 바로 계산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다. '남자가 돈 가지고 왜 그래? 더치페이에 신경 쓰는 건 찌질하잖아'라는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다음 화를 읽길 바란다. 다음주 주제는 남녀의 가장 민감한 문제인 '더치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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