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탈리아 국수 요리로 알고 있는 스파게티는 사실 보통명사가 아니다. 125년 전통을 가진 이탈리아 식품기업 '데체코'에서 만든 파스타용 국수 브랜드가 바로 '스파게티'(사진)다. 데체코의 이 스파게티가 워낙 유명세를 타다보니 고유명사가 마치 이탈리아 국수 요리를 일컫는 보통명사처럼 쓰인 것이다.

데체코는 "125년간 한결같은 파스타를 만든다"는 것을 기업 사명으로 받들고 있다. 1886년 이탈리아 마이엘라라는 작은 동네에서 돈 니꼴라 데체코가 처음 창업했을 때부터 전 세계에서 연간 3000억원 이상 순이익을 올리는 지금까지도 데체코는 똑같은 스파게티를 만들고 있다고 자부한다. 데체코가 125년간 단 한 번도 이탈리아 이외 국가에서 공장을 가동하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데체코 스파게티는 원재료부터 제분, 반죽, 건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다. 데체코는 우선 가장 좋은 듀럼 밀(일명 마카로니 밀로 가루로 만들었을 때 더 찰지고 단백질 함량이 많아 국수를 만들기 좋은 밀)을 확보하는데 총력전을 편다. 해마다 밀 수확철이면 최고 전문가들을 농장으로 파견해 표면에 얼룩이 없고, 엷은 노란색을 띤 듀럼밀을 엄선한다.

최고의 듀럼밀은 데체코 특유의 제분 과정을 거친다. 데체코는 밀의 바깥 부분을 30% 정도 깎아내고 나머지 부분으로만 세몰리나(밀을 빻아 만든 스파게티의 주재료)를 만든다. 밀을 많이 깎아내기 때문에 생산성은 떨어지지만 그렇게 해야 최상의 세몰리나를 만들 수 있어서다. 데체코는 120년간 이 방법을 지키고 있다.

반죽 과정도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데체코는 세몰리나를 반죽할 때 유난히 물에 집착한다. 이탈리아 아부르조 지역의 아페니니 산맥에서 나오는 광천수만을 사용하는데 그것도 실온보다 낮은 섭씨 10도에서 반죽을 한다. 광천수로 낮은 온도에서 반죽해야만 스파게티 면 특유의 탄력과 맛을 유지할 수 있다.

데체코가 면 표면을 거칠게 만든 것도 120년 노하우가 담겨있다. 그래야만 파스타 요리 시 면에 양념이나 소스가 골고루 스며든다. 데체코는 파스타 건조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데체코는 창업 초기 자연광 건조방식을 고집했는데 1889년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건조기계를 발명해 특허를 받으면서 대대로 이 기계를 활용해 제품을 건조하고 있다.

듀럼밀의 선택부터 제분, 반죽, 건조에 이르기까지 데체코만의 노하우와 정성이 담긴 스파게티는 이제 전 세계 파스타 요리의 대명사가 됐다. 스파게티는 전국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500g짜리 가격은 4900원이다.

데체코의 간판 제품인 125년 전통의 스파게티. 스파게티는 데체코의 대표 국수 브랜드로 이제는 파스타 요리를 일컫는 대명사로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