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경 엔샤백화점에 입점한 코오롱스포츠 매장.

국내 아웃도어 업체들이 중국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년간 폭발적인 성장세를 지속해온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중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은 올 연말까지 중국내 코오롱스포츠 매장을 185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코오롱스포츠는 지난 2006년 9월 북경에 1호점을 내면서 중국 시장에 진출했으며 현재 매장수는 93개다.

코오롱스포츠 관계자는 "올 1분기 중 100호 매장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며 "중국 매장수를 100개까지 끌어올리는데 7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지만 기본이 다져진 현재 단계에서 추가 유통망을 늘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자신했다.

중국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구매 유형을 반영한 현지 기획 생산물량도 30%에서 50%로 대폭 늘린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해외 기획상품은 판매에 실패할 경우 대체 판로가 없는 만큼 유통망, 마케팅 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생산할 수 없다"며 "코오롱스포츠는 올해 유통망이 2배로 늘어나는데다 로열티 높은 고객들도 다수 확보했다고 판단해 다소 공격적인 사업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LG패션은 지난 2010년 프랑스 라푸마 본사와 조인트벤처 방식으로 중국에 진출한 이후 2년만에 라푸마 매장수를 70개로 늘렸다. 올해는 100개로 확장할 계획이다. 중국 내 각종 아웃도어 관련 동호회를 후원, 라푸마 매장으로의 유입고객을 늘려 평당효율을 증대하는 전략도 펼친다.

LG패션 관계자는 "화려한 색감과 디자인을 강조한 기획상품으로 중국 소비자들을 공략할 것"이라며 "오는 2015년까지는 중국사업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LG패션 라푸마가 중국 시장 진출 기념으로 열었던 론칭 패션쇼.

블랙야크도 중국 시장 보폭을 넓히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텐진 등 대도시에 직영매장, 대리점 등 중국 주요 도시에 총 250개 매장을 운영중인데 앞으로 중국 남부지역으로 매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오는 2015년까지 중국내 매장 800개를 열고 매출 2000억원을 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중국은 몽골, 러시아 등으로 사업 무대를 확장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공략해야 할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LS네트웍스는 올해 아웃도어 브랜드 몽벨의 인지도 높이기에 주력한다. LS네트웍스는 지난 2011년 11월 중국 법인을 설립한 이후 1년만에 몽벨 매장 10개를 열었다. 지난해 베이징 3대 백화점으로 꼽히는 엔샤백화점에 입점에 성공한 만큼 올해 주요 상권에 매장을 확보해 인지도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국내 아웃도어 업체들이 중국 사업에 힘을 싣는 것은 성숙기에 접어든 한국 시장을 대체할 새로운 시장이 필요해서다. 중국의 아웃도어 시장은 초기 단계로 오는 2015년에는 4조5000억원 규모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수요자 체형이 비슷한 것도 중국 사업 잇점으로 꼽힌다.

다만 국내 운영방식을 중국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해외사업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시장이지만 절대로 쉽지 않은 시장이기도 하다"며 "중국 소비자들의 패턴이 한국과 달라 무작정 사업을 시작했다간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밀레는 최근 현지 사업을 접기로 결정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 시점에선 중국 사업에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고 철수하기로 했다"며 "운영하던 매장 등을 정리하는 단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