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이니 다 잘된다? 죽쑤는 명품도 있다
고객층 한정돼 있어 명품 아동복 라인은 매출 부진
머니투데이 이명진 기자 | 2012.01.31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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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버리칠드런 |
31일 업계에 따르면 내수 불황에도 아랑곳 않고 명품브랜드들이 고속성장을 이어가는 것과는 달리, 명품 브랜드의 아동복 라인은 매출신장률이 둔화되거나 아예 역신장하고 있다. 경기와 민감한 대형마트 내 명품키즈 라인의 경우엔 철수하는 곳까지 생겼다.
현대백화점의 지난 한해 전체 명품매출 신장률은 26.2% 었으나 '명품 키즈'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버버리칠드런의 평균 매출 신장률은 8.2%에 그쳤다. 이는 2010년 매출 신장률(16.5%)과 비교해 절반으로 뚝 떨어진 수치다. 반면 명품매출은 2010년(20%)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현대백화점 내에서 같은 기간 빈폴키즈는 지난해 11.2%의 매출성장률을 보였다. 아동복 중에서도 명품이 아닌 일반 브랜드 제품의 매출은 꾸준하다는 것이 현대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추세라면 명품 아동복 브랜드 라인의 경우, 경기 침체와 맞물려 매출 신장 폭이 대폭 줄거나 아예 감소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해 명품매출 신장률이 33.63%였으나 '명품 키즈' 매출은 9.16%에 머물렀다. 특히 명품평균 매출 신장률이 40%대에 육박하던 지난해 1월(-6.2%), 2월(-1.2%), 5월(-4.3%), 7월(-0.5%)에는 매출이 역신장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빈폴키즈 폴로키즈등 브랜드 아동복은 명품 키즈와는 달리 15.67%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경기에 민감한 대형 마트 내 명품 아동복 매장은 상황이 더 안 좋다. 지난해 판매가 부진했던 홈플러스의 오르루체코리아의 키즈라인은 아예 명품키즈 라인을 접었다.
지난해 홈플러스는 명품수입 전문회사 오르루체코리아와 손잡고 국내 대형마트 최초로 신천동 잠실점에 명품 키즈의류 전문매장 ‘오르루체 키즈’의 문을 열었다.
30여평(109㎡) 규모의 '오르루체 키즈'는 오픈과 함께 버버리 키즈, 아르마니 키즈, 끌로에 키즈 등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였다. 브랜드 구색으로는 국내 최다 수준이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명품이 잘 된다고는 하지만 명품키즈의 경우엔 극소수 브랜드에 한해 일부 지역에서만 반응이 올 뿐 현재까지 대중적으로 명품의 구매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여서 마트등에서 명품키즈를 판매한 것은 시기상조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명품시장의 고성장 속 유독 명품키즈라인이 고전하는 데 대해 업계에선 한정된 고객층과 구매심리 차이 등 시장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패션업계 한 전문가는 "지난해 패션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아동복 구매인구의 43%가 '시장표·비브랜드·보세제품'을 구매한 것으로 조사 됐다"며 "이는 아직까지 우리 패션시장에서 아동복은 잡화, 여성복, 남성복, 캐주얼 등과는 달리 브랜드 로열티가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한정된 소비층과 근본적인 구매욕구의 차이도 한계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유통업계 전문가는 "명품키즈는 선택의 폭도 좁고 소비자도, 용도도 한정돼 있다"며 "명품키즈 라인은 고객이 한정돼 있고 일부 VVIP 고객층에서만 구매에 의지를 보이나 이들은 국내 백화점이 아닌 해외에서 바로 구매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명품의 용도와 소비층이 다양해지고는 있지만 명품 키즈라인은 그 안에서도 예외라는 설명이다.
패션업계 다른 전문가는 "기본적으로 명품은 옷보다는 액세서리·잡화·신발·가방·보석·시계 등에서 매출의 대부분이 일어난다"며 "국내에 들어오고 있는 명품키즈 라인은 대부분 의류의 비중이 높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부분이 명품브랜드는 아르마니 등 일부 명품브랜드를 제외하고는 옷 보다는 잡화라인의 비중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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