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빅3' 초박빙 승부…올해 매출 향방은?
노스페이스·코오롱스포츠·블랙야크 매출 1~3위…K2는 4위로 밀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4.01.0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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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강기영 |
지난해 아웃도어 업계 상위권 브랜드들이 초박빙 승부를 펼치며 시장 규모를 키우는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빅3'의 경우 브랜드간 매출 격차가 각각 100억∼200억원 안팎에 불과해 매출액 진위 여부와 집계방식을 놓고 논쟁도 벌어지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6조4000억원으로 전년 5조8000억원 대비 10.3% 증가했다. 아웃도어 시장이 수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지만 예상을 웃도는 성장을 한 것이다.
가두점을 제외한 주요 백화점 업계의 아웃도어 매장 매출만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전년 1조1000억원 수준이었던 아웃도어 부문 매출이 지난 한 해 30% 넘는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지난해 백화점에 입점한 남성복.여성복 브랜드 대부분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눈부신 성과다.
◇'빅3' 치열한 순위 경쟁…'K2'는 4위로 밀려나=노스페이스는 지난해 매출 7000억원을 올려 아웃도어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코오롱스포츠는 매출 6800억원으로 2위, 블랙야크는 매출 6700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1∼3위 매출 격차가 300억원으로 1·2위간, 2·3위간 매출 격차는 100억∼200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블랙야크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노스페이스와 코오롱스포츠 매출은 2012년 대비 각각 8.5%, 11.5% 성장하는데 그쳤지만 블랙야크의 매출은 무려 31.3% 증가했다. 선두그룹의 순위도 뒤바뀌었다. 만년 4위였던 블랙야크는 K2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노스페이스와 코오롱스포츠가 1·2위 자리를 지켰지만 올해는 장담할 수 없다"며 "블랙야크가 지난해 같은 기세로 성장한다면 빅3 내에서도 충분히 순위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와 함께 '빅3' 그룹을 형성했던 K2는 4위로 밀려났다. 매출액도 6000억원대 초반으로 1∼3위권과 차이가 컸다. K2코리아 관계자는 "K2는 다른 브랜드와 달리 매년 3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를 매출 결산 기준으로 잡는다"며 "다음달 목표를 기준으로 결산하면 매출액이 6550억원까지 높아진다"고 말했다.
5위인 네파는 지난해 5200억원 매출을 올리며 5000억원대 단일브랜드 대열에 합류했다. 이밖에 밀레가 4000억원, 컬럼비아(3600억원)와 라푸마(3300억원), 아이더(3300억원) 등이 3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레드페이스는 매출액 1900억원으로 10위로 집계됐다.
◇"부르는게 매출…브랜드마다 기준도 제각각=아웃도어 업계 매출 경쟁이 치열한 것은 '순위=브랜드 파워'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업계 순위가 높을수록 백화점은 물론 가두점 영업.마케팅 부문에서 프리미엄이 작용한다는 풀이다. 매출액 차이가 크지 않은 상위 그룹들 사이에서 순위 다툼이 벌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A업체 관계자는 "아웃도어 매장의 경우 가맹 계약을 맺은 가두점 비율이 전체 매장의 60∼70%에 달하는데 업계 순위가 높아야 대리점 관리가 수월해진다"며 "특히 백화점이 없는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 가두점 시장에선 순위가 높은 브랜드일수록 소비자들에게 잘 팔린다"고 말했다.
백화점이나 아울렛이 아닌 가두점 매출은 공식적인 데이터가 없는 만큼 업체들이 부풀려 공개해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B업체 관계자는 "9~10월까지 매출이 부진했던 경쟁사가 갑자기 껑충 오른 매출을 올렸다고 주장하기도 한다"며 "대리점 출고가가 아닌 소비자 판매가를 기준으로 매출을 집계하거나 다른 사업부문 매출을 은근 슬쩍 합치는 사례도 빈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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