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난방기구 무턱대고 쓰다간 '요금폭탄'

시간당 소비전력만 믿어선 안돼 누진요율 적용돼..사용시간 조절해야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  2011.01.12 15:25  |  조회 58165
#. 증축한지 30년이 넘는 오래된 아파트에 살고 있는 김성준 씨는 올 겨울 한파가 불어 닥치자 전기 온풍기(1500w/h)를 구입했다. 요즘 잘 쓰지 않는 기름 난로 보다 사용하기 편하고 유지비용도 덜 들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최근 자녀 방에도 온풍기를 들여놓은 김 씨는 하지만 한 달 후 전기 요금 명세서를 보고 화들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보통 하루 6시간씩 두 대의 온풍기를 가동하는데 한 대만 돌릴 때는 3만4900원이 나오던 전기 요금이 2대로 늘리자 15만3890원으로 5배 가까이로 늘었기 때문이다.

전기 요금은 일률 요율이 아닌 누진 요금이 적용돼 요금이 크게 불어난 것이다. 김 씨는 "추위 피하려다 전기 요금 폭탄을 맞게 됐다"며 한숨을 쉬었다.


올 겨울 유난히 추운 날씨로 전기 난방기기를 찾는 사람들은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전기 난방기기의 시간당 전기요금만을 믿고 사용시간을 조절하지 않으면, 누진요율로 인해 전기요금이 크게 늘어날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전기난방기구 무턱대고 쓰다간 '요금폭탄'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에서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전기난로와 온풍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특히 지난 1∼10일 전기매트와 전기온풍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35%, 37%씩 늘어나는 등 난방용품 판매가 급증했다.

전자 양판점인 하이마트에서도 지난해 12월 1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전기난로 매출은 전년에 비해 20% 늘었고 온풍기 매출도 10% 증가했다. 온라인 오픈마켓 옥션에서는 전기히터, 온풍기, 전기난로 등 난방가전의 판매량이 같은 기간 33% 증가했고 1월(1/1~1/10) 기준으로는 작년 동기 대비 28% 늘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올 겨울 날씨가 작년 보다 더 추워지면서 사용하기 편리한 전기 온열기기를 사기 위해 방문하는 고객들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온풍기와 전열기 등 가정에서 주로 사용하는 전기 난방 용품은 시간당 보통 900w~1500w의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하루에 6시간씩 한 달 사용할 경우 전력 소비가 클 뿐 아니라 전기 요금도 크게 비싸진다. 전문가들은 전기 소비가 100kw를 넘을 때마다 소득세처럼 초과분에 대해 누진요율이 적용돼, 전력 소비량이 두 배로 늘면 요금은 거의 다섯 배로 뛰게 된다고 조언했다.

지식경제부 전기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7일 최대 전력 수요는 7142만kW로 종전 기록을 갈아치운데 이어 10일 낮 12시에는 7184만kW까지 치솟았다. 특히 온풍기, 히터 등 전열기가 매년 확대 보급되고 있는 것이 전력 수요량 급증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2003~2004년 825만kW에 머물던 겨울철 난방 수요는 2009~2010년에는 1675만kW로 2배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전력 수요에서 난방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24%까지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단순 전력 소비량만 보고 전기 난방기기를 구입해선 안 되며, 보조 난방기구로 사용시간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제품광고에서는 보통 시간당 전력 소비량만 표기하고 전기 요금이 적게 든다는 점을 강조한다"며 "하지만 누진 요금이 적용된다는 것을 간과하면 요금 폭탄을 맞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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