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진출한 K패션…한섬, 中 이어 佛 백화점 매장 오픈

시스템옴므·시스템 佛 대표 백화점 라파예트에 매장 오픈, 쇼윈도 전시·SNS 마케팅 등 지원도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  2017.02.08 14:57  |  조회 4894
프랑스 라파예트 백화점 시스템옴므 매장 전경/사진제공=한섬
프랑스 라파예트 백화점 시스템옴므 매장 전경/사진제공=한섬

현대백화점그룹 패션사업 계열사 한섬이 패션 본고장인 프랑스 파리에 남녀 캐주얼브랜드 '시스템옴므'·'시스템' 매장을 열고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 지난달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 데 이어 두 번째 해외 동반 진출이다. 한섬은 두 브랜드를 'K패션'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한섬은 8일 프랑스 대표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이하 라파예트)에 시스템옴므 정식 매장을 오픈한다고 밝혔다. 국내 남성 브랜드가 라파예트에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열거나 편집숍에 입점한 적은 있지만 정식 매장을 연 것은 처음이다. 아시아 남성 브랜드로도 시스템옴므가 최초다.

한섬 관계자는 "해외 패션 컬렉션에도 참여한 적 없는 토종 남성 브랜드가 팝업스토어나 편집숍 입점 등 사전 테스트 없이 라파예트에 매장을 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라파예트는 120년 전통을 자랑하는 프랑스 최대 백화점이다. △본관(해외 명품·여성 패션) △라이프스타일관(식품·리빙) △남성전문관(남성 패션)으로 구성돼 있으며 매년 3000만명 이상의 쇼핑객이 찾는다. '파리 패션의 상징'이자 '글로벌 패션의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시스템옴므는 남성전문관 2층에 들어섰다. 프랑스 컨템포러리 브랜드 '산드로옴므', '쟈딕&볼테르'와 스웨덴 패션기업 H&M그룹의 프리미엄 SPA(제조·유통 일괄형 의류) 브랜드 '코스'(COS) 등 글로벌 브랜드 매장들이 자리한 곳이다.

라파예트 측은 시스템옴므가 여성복 못지 않은 다양한 상품 라인을 보유한데다 브랜드 운영 역량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해 입점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남성복 브랜드가 봄·여름(S/S)과 가을·겨울(F/W) 시즌별 상품 기획을 진행하는 것과 달리 매달 새로운 상품을 기획하는 점도 높이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여성복 시스템은 오는 10일부터 다음달까지 약 한달 간 본관 2층에 단독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겐조', '이자벨마랑', '까르벤' 등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입점한 곳으로 국내 브랜드가 이곳에 단독 팝업스토어를 여는 건 라파예트 개점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시스템은 본관에 있는 컨템포러리 편집숍 '뢰유 데 갤러리'에 일부 상품을 입점했다. 한섬 관계자는 "'뢰유 데 갤러리'는 'MM6', '더쿠플스'(The Kooples) 등 글로벌 브랜드 10여개가 들어선 곳"이라며 "시스템은 지난달 매출 3위 안에 들었을 정도로 현지 반응이 뜨거웠다"고 설명했다.

파스칼 꺄마 라파예트 백화점 총괄 바잉 디렉터는 "시스템의 상품을 본 순간 디자인과 상품력이 우수해 유럽에서도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시스템옴므·시스템는 오는 11일부터 본관 1층 외관 쇼윈도 전시도 진행한다. 1층 쇼윈도 전시는 루이비통·샤넬·에르메스 등 럭셔리 브랜드의 전유물로 통하는데 백화점 측이 한섬에 이를 제안한 것이다. 한섬 측은 전시 기간 동안 '파리 패션 위크'가 열리는 만큼 전 세계 패션 관계자들에게도 브랜드를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라파예트는 각종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현지 마케팅도 지원할 계획이다.

한섬 관계자는 "올해 시스템·시스템옴므를 필두로 중국, 프랑스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 '글로벌 한섬'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해외 유명 브랜드와 경쟁을 위해 소재 및 디자인 개발 등 끊임없는 혁신과 브랜드별로 차별화된 정체성을 강화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섬은 지난달 중국 '항저우다샤' 백화점에 시스템옴므 첫 매장을 열고 중국 패션 시장에 진출했다. 올해 말까지 항저우·상하이·베이징 등에 10개, 2020년까지 중국 전역에 50개 유통망을 확대해 누적매출 1500억원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유럽 사업은 현지 시장 상황을 좀더 지켜본 후 현지화 제품 개발, 매장 확대 여부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