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진 휠라 '리브랜딩' 효과 톡톡…'팀킴' 후원도 눈길

작년 영업익 전년比 1741%↑ '깜짝 실적'…1020세대 사로잡은 비결은 '변화'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  2018.02.25 15:40  |  조회 13024
휠라코리아 모델 김유정의 휠라레이 광고 이미지/사진제공=휠라코리아
휠라코리아 모델 김유정의 휠라레이 광고 이미지/사진제공=휠라코리아

스포츠웨어 업계가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휠라코리아가 리브랜딩(re-branding)에 성공해 주목받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휠라코리아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2조5303억원, 영업이익이 217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각각 161.6%, 1741.1% 늘어난 것이다.

휠라코리아가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리브랜딩 효과 덕분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아재 브랜드'로 꼽히던 휠라가 기존 이미지를 젊게 바꾸자 1020세대가 열광했다는 것.

리브랜딩에 팔을 걷고 나선 건 2015년 상반기부터다. 윤윤수 회장과 아들 윤근창 부사장, 김진면 사장과 정구호 당시 부사장(디자이너)이 힘을 모았다. 1992년 국내 론칭 이후 23년 만에 브랜드 아이덴티티(BI)와 콘셉트, 타깃 소비층을 모두 젊게 바꾸며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또 가격을 낮추고 제품력을 강화, 유통 구조를 다양화한 '3박자' 전략이 주효했다. 그 중심엔 1분에 1.5켤레씩 팔렸다는 운동화 '코트디럭스'가 있다. 코트디럭스는 기존 휠라와 타 브랜드 제품 대비 평균 3~4만원 저렴한 6만9000원에 출시된 '가성비 갑(甲)' 운동화로 주목받았다. 백화점과 대리점 외 ABC마트 등 멀티숍에 진출한 전략도 젊은이들에 통했다.

브랜드의 정통성을 구현하면서도 현대적인 감성을 반영한 '헤리티지 라인'도 효자 역할을 했다. 복고 바람을 타고 출시된, 'F' 글자가 크게 새겨진 티셔츠와 운동화는 젊은층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아울러 휠라코리아는 지난해 아역배우 출신 김유정을 모델로 내세우면서 타깃 소비층을 1020으로 좀 더 분명히 했다.

업계는 휠라코리아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은지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타깃 연령을 기존 40·50대에서 10·20대로 하향하고 판매가격을 낮춰 리브랜딩에 성공했다"며 "브랜드 경쟁력이 상승하면서 전반적인 아이템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가 돋보였다"며 "제품력 강화와 가격 현실화, 유통 구조 변화라는 체질 개선 효과가 매출 호조로 이어졌다"고 봤다.

한편 휠라코리아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화제의 중심에 선 국가대표 여자 컬링팀을 후원한 데 따른 홍보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스톤을 던질 때 무릎을 굽히는 컬링의 특성을 감안해 선수들의 경기복 무릎 부분에도 휠라의 'F' 로고를 넣은 디자인 전략이 눈길을 끌었다. 휠라코리아는 컬링이 비인기 종목이던 2012년부터 대한컬링경기연맹 후원계약을 맺고 경기복 등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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