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오취리 '흑인 비하' 비판글…영어는 왜 한글과 다릅니까?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20.08.07 15:17  |  조회 2173
/사진=방송인 샘 오취리 인스타그램
/사진=방송인 샘 오취리 인스타그램

샘 오취리가 한국인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6일 샘 오취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의정부고등학교의 졸업사진 중 가나의 '관짝소년단' 패러디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학생들은 얼굴을 까맣게 분장한 모습이다.

샘 오취리는 이 사진에 대해 "2020년에 이런 것을 보면 안타깝고 슬프다"며 "문화를 따라 하는 것은 알겠는데 얼굴 색칠까지 해야 하냐. 한국에서 이런 행동이 없었으면 한다.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이 가장 좋다"라고 적었다.

검은 얼굴 분장은 외국인들이 아시아인을 비하하면서 눈을 찢는(chink eyes) 행위와 비슷하게 대표적인 인종 차별 행위로 해석되고 있다. 따라서 아프리카 가나 출신인 샘 오취리가 이 사진에 불편함을 드드러낸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하지만 샘 오취리가 한글로 작성한 비판글 하단에 붙인 영어 표현이 한국인을 비하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샘 오취리는 영문으로 작성한 글에서 "한국 사람들은 왜 흑인 분장이 불쾌한 일이고 전혀 웃기지 않다는 걸 알지 못할까", "다른 문화를 조롱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교육(educate)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런 무지(ignorance)가 계속돼선 안 된다" 등의 내용을 적었다. 한글 표현에는 없는 내용이다.

/사진=샘 오취리 인스타그램
/사진=샘 오취리 인스타그램


샘 오취리의 영어 비판글 중 문제로 지적된 것은 'educate'와 'ignorance'란 표현이다. 이 두 단어가 사전적인 의미와 달리 일상에서는 상대방을 비하하는 뉘앙스를 내포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교육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한국인 전체를 교육받아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면서 격하시킨다는 느낌이 든다는 지적이다.

한 네티즌은 "우리 모두 이런 문제에 대해선 서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표현을 썼으면 같은 educate라도 의미가 달랐을 것이라고 밝혔다.

ignorance는 무지, 무식이란 뜻이다. 샘 오취리는 "한국에서 이런 무지(또는 무식)가 계속돼선 안 된다"고 주장해 한국인이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무지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아울러 영어로 '한국에서는 얼굴을 흑인처럼 검게 칠하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사례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너무 많다'라고 적어 한국에서 흑인 차별이 일반화됐다는 인식을 준다는 의견도 있었다.


샘 오취리가 게시물 아래에 붙인 해시태그에 대해서도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샘 오취리가 붙인 해시태그 중 #teakpop는 'spill the tea'라는 표현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데 '비밀을 까발리다'란 의미다. 즉 '#teakpop'는 케이팝의 가십을 의미하는 해시태그로 본문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이에 샘 오취리가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의 주목을 끌어 한국인의 인종차별을 알리고 비판 여론을 형성하려 했던 것이 아니나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글과 달리 영어로 비판글을 더 길게, 강경하게 쓴 것도 이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현재 해당 게시물은 댓글 작성이 막혀 있는 상태다.


한 네티즌은 "케이팝 해시태그를 하고 아이들 얼굴에 모자이크도 없이 올려 공개적으로 욕을 먹게 하는 건 어른으로서 잘하는 일일까요?"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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