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순이 "다문화 학교 운영 9년째…사춘기 겪는 아이들 곁 지키고파"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1.01.11 09:23  |  조회 2314
/사진=MBN '더 먹고 가' 방송 화면 캡처
/사진=MBN '더 먹고 가' 방송 화면 캡처

가수 인순이가 9년째 다문화 학교를 운영중이라고 밝히며 과거 외모 때문에 괴롭힘을 당했던 사연을 고백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MBN 예능 프로그램 '더 먹고 가(家)'에는 인순이가 출연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MBN '더 먹고 가' 방송 화면 캡처
/사진=MBN '더 먹고 가' 방송 화면 캡처

이날 방송에서 인순이는 9년째 다문화 중학교를 운영중이라고 밝히며, 학교를 세우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인순이는 "다문화 중학교를 운영 중이다. 다문화 아이들 60%, 비다문화 아이들 40%가 함께 공부하는 학교다. 2013년 개교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6명과 함께 학교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43명이 됐다"며 "학교 졸업 후, 군대를 간 아이가 후원 의사를 밝혀 감동을 받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인순이는 "내가 '학교를 할거야' 해서 한 게 아니다"라며 "어린 시절 사춘기를 오래 겪었다. 정체성, 부모님에 대한 원망, '나는 어느 나라 사람이냐?' 이런 생각을 하는 시간이 늘었다. 아이들이 나처럼 심한 사춘기를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인순이는 중학교를 운영하는 이유로 "사춘기 때 가슴에 폭풍이 몰아칠 나이에 내가 옆에 있어 주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인순이는 "부모님이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 가슴 속엔 더 큰 엉킨 실타래를 가지고 있다. 엄마는 엄마 나라가면 그 사람이고 아빠는 아빠 나라가면 그 나라 사람이지만 '그럼 나는?'이라는 의문과 갈등이 있다. 이건 엄마 아빠는 모르는 이야기들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혼혈 2세들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풀리지 않는 갈등과 상처를 털어내도록 도와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사진=MBN '더 먹고 가' 방송 화면 캡처
/사진=MBN '더 먹고 가' 방송 화면 캡처

인순이는 과거 버스를 타고 가다 괴롭힘을 당한 사연을 털어놓기도 했다.

인순이는 "한 번은 내가 서울에서 버스를 탔다. 그런데 뒷자리에 앉아 있던 짓궂은 오빠 둘이 계속 내 자리를 차면서 뭐라고 하더라"라고 운을 뗐다.

이어 "결국 참지 못하고 너무 화가 나서 '왜 그러는 거야' 한 마디를 하니 그 쪽에서는 놀리면서 더 뭐라고 하더라"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인순이는 "그렇게 눈물을 펑펑 쏟으며 싸우는데 도와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그만 해라' '왜 얘 갖고 그러니' 이런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인순이는 "가만히 싸우며 이야기를 듣다보니 내 외모를 놓고 이야기를 하는데, 저 사람들 이야기가 틀린게 아니더라"며 "'너네 말이 맞아' 하니까 싸움이 끝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내가 나를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인생을 도망가지 않고 멋있게 살아보자. 부딪혀서 멋있게 살아보자 (다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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