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로 포장된 임대주택, 난 싫어" 기안84, 뼈 때리는 부동산 비판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1.01.14 06:40  |  조회 52847
웹툰 작가 기안84/사진=머니투데이 DB
웹툰 작가 기안84/사진=머니투데이 DB

웹툰 작가 기안84가 웹툰 '복학왕'에서 또 다시 최근 부동산 정책을 풍자했다.

지난 12일 네이버 웹툰에 공개된 만화 '복학왕' 326화 청약대회 마무리편에서는 주인공 우기명과 친구들이 아파트 청약을 하기 위해 청약 대회 오디션을 치르는 모습이 그려졌다.

기안84는 입주 물량이 1084세대로 제한된 아파트의 청약 자격을 얻기 위해 체력장을 통과하고 아파트 벽면에 매달린 사다리를 타고 고층 아파트 1층부터 옥상까지 오르는 등장인물들을 담아냈다.

특히 그는 이 과정을 '땅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라고 비유했다. 입지 좋은 신도시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을 '귀족으로 갈 수 있는 사다리'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또 입지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 세워진 '행복주택'과 '임대주택'이 허름하게 그려진 장면에서는 "선의로 포장만 돼 있을 뿐 난 싫어"라며 "그런 집은 늬들(너희들)이나 실컷 살라"고 소리치는 장면도 담겼다.

힘겹게 올라간 끝에 도착한 줄 알았지만 완벽하게 도착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된 등장인물은 "내려가면 뭐가 달라져? 그렇게 평생 일한다고 해도 월급보다 빨리 오르는 이런 집을 살 수 있겠냐"며 다시 오르기를 시도하지만 그대로 추락해버린다.

기안84는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한 서민들의 모습을 풍자하고, 현 정부가 부동산 정책의 일환으로 내세운 공공임대주택(행복주택)에 대해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누리꾼들은 기안84의 부동산 정책 비판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누리꾼들은 "서민이 신분상승할 수단인 집값을 폭탄처럼 올려서 사다리 걷어내는 정부" "평생을 일해도 죽을 듯 일만 해도서울에 집 한 채를 못 산다는게 현실이라는게 웃기고 슬프다" "진짜 현실 반영 제대로 한 에피소드다 이거"라며 '복학왕' 속 내용에 공감을 표했다.

반면 "'건물주' 기안이 그린 부동산 풍자 만화에 감정 이입하며 오열하는 우리 독자 여러분" 임대아파트가 저렇게 그려질 정도인가" "기안84도 허름한 집에서 잘만 살더니 저렇게 비약해서야 되나" "아파트 한 채 가지고 신분 상승이란 표현 좀 웃기다" 등의 과한 표현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기안84의 부동산 정책 비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기안84는 지난해 11월 '복학왕'의 부동산' 1화에서 신도시 분양 아파트 청약을 소재로 다루며 "결국 집값은 계속 올랐다" "이제 거품이 터질 타이밍" "지금의 집값은 정상이 아니다" "언젠간 빵 하고 터져버릴 비누 거품" 등의 표현을 넣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꼰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기안84는 지난해 10월 초에도 '복학왕'의 '두더지' 2화에서 보름달에 닿으려는 장면과 함께 "가끔은 기가 막힌다. 이렇게 열심히 일해도 집 살 길은 보이지 않는 게. 닿을 수도 없는 이야기 같은!"이라는 대사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편 기안84는 지난해 11월 서울 송파구 석촌동 한 건물을 46억원에 매입했으며, 이 건물은 1년 만에 14억원이 올라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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