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 후 퇴원한 유정호, "생활고·사기 피해로 공황장애"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21.02.22 20:06  |  조회 4312
/사진=유정호 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유정호 유튜브 영상 캡처
유튜버 유정호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팬들을 놀라게 한 가운데 심경을 밝혔다.

유정호는 2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유정호입니다 죄송합니다"란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유정호는 이날 영상 속 글을 통해 "눈을 뜨고 보니 응급실이었고 퇴원을 말리는걸 각서를 쓰고 퇴원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이렇게 영상을 올린다"고 말했다.

유정호는 "10대 때부터 아버지가 암투병으로 많이 아팠고 생계비 때문에 제가 가장이 돼서 전단지 배달, 목욕탕 청소 등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해왔다"며 "생계비 말고 나눌 수 있는 게 있으면 나누고 이웃을 돕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말 아주 추웠던 어느 날, 난방도 되지 않는 추운 골방에서 아버지가 배고프고 아프다고 말씀하셨는데 며칠 일자리가 없었다"며 "결국 병원에 모시지도, 제대로 된 식사도 한 번 대접해드리지 못하고 눈 앞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걸 볼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유정호는 자신의 유년 시절 불우했던 기억처럼 똑같은 아픔을 겪을 이웃들이 세상에서 없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웃을 도와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이를 악용해 금전을 갈취했다고.

그는 "어느 날 한 엄마가 아이가 아프다고 해서 도와줬더니 자식을 팔아 사기를 친 거였다"며 "어떤 아버지란 사람은 아이를 시켜 나에게 돈을 뜯으라고 했다. 수백킬로를 달려 도와줬더니 이용하는 거였다"고 밝혔다.

결국 유정호는 여러 차례 반복되는 악용 사례에 공황장애를 앓게 됐다고 고백했다.

유정호는 "사실 웃으며 건강히 돌아오겠다던 날에 좋지 않은 선택을 하려 했고 아내가 발견하게 돼 입원을 하게 됐다"며 "10년간 많은 사람들을 도우면서 달려오다가 어느새 마치 고장 난 자동차처럼 제 몸도 마음도 도로 한복판에 멈춰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제 아이와 아내를 위해서만 살아보려고 열심히 화장품을 만들었다. 그것마저 사이트를 테러하고 주문을 다른 사람들이 못하게 막았다. 더이상 정말로 버틸 수 없게 됐다"고 호소했다.

한편 1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유정호는 이날 오전 극단적 선택 암시글을 게재했다. 이후 누리꾼들의 신고로 경찰에게 발견된 유정호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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