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일용 "아내, 시신 부패 냄새로 내 일 알게 돼…경찰인 줄만 알아"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1.04.15 08:56  |  조회 3555
/사진제공=KBS
/사진제공=KBS
프로파일러 권일용이 가족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지난 14일 방송된 KBS2 'TV는 사랑을 싣고'에는 권일용이 출연해, 자신을 프로파일러의 길로 이끌어 준 반장님을 찾아나서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권일용은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유독 결혼기념일, 아이들 생일 등 기념일마다 압수수색이 겹쳐서 함께하지 못했던 상황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권일용은 연쇄살인범 정남규 압수수색날도 결혼기념일이었다고 밝히며 "아내에게 '정말 맛있는 점심을 사줄게'라고 철석같이 약속해놓고 갑자기 압수수색을 가게 됐다. 좀 화가 났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권일용의 아내는 남편이 그저 경찰인 줄만 알고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몰랐던 상황이었다고. 하지만 이내 아내는 사건 현장에 다녀온 후 남는 부패한 시신 냄새 등으로 그의 일을 알게 됐다고 했다.

권일용은 "시신이 부패하면 온몸에, 머리에 냄새가 밴다. 나는 익숙해져서 모르는데 너무 심한 냄새가 나니까 주변 사람들이 놀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보통 새벽에 집에 들어가니까 가자마자 문 앞에서 옷을 벗어 둘둘 말아 세탁기에 옷을 넣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당시) 아내가 '옷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며 조금씩 눈치를 챘다. 아내가 '아, 험한 현장을 갔다 왔구나'하고 (짐작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심지어 아이들도 어릴 때 장마철에 폭우가 쏟아지면 아빠 걱정부터 했다. 어릴 때 있어주지도 못하고 아이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살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희생되더라도 더 나쁜 놈들과 싸우고 있다는 위안을 갖고 살았다. 가족들과의 시간은 없어진 시간"이라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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