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이작가' 이규원 "구혜선 작품? 취미미술 수준…말할 가치 없어"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1.05.11 13:53  |  조회 14982
이규원 작가/사진='정영진 최욱의 매불쇼' 영상 캠처
이규원 작가/사진='정영진 최욱의 매불쇼' 영상 캠처
'홍대 이작가'로 활동하는 이규원 작가가 미술계에서 활동하는 연예인의 작품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지난 6일 방송된 팟캐스트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에는 이규원 작가가 출연해 배우 구혜선, 하정우, 가수 솔비, 조영남 등 미술계에서 활동하는 연예인들의 작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날 방송에서 이규원은 "조영남은 연예인 미술작가 중에 미술계의 인정을 받은 작가"라고 말했다.

배우 구혜선/사진=머니투데이 DB
배우 구혜선/사진=머니투데이 DB

진행자가 '솔비, 구혜선 중 누가 더 인정을 못 받냐'고 묻자 이규원은 "구혜선은 말할 가치도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구혜선이 '예고를 가려다가 떨어진 이유'를 말했다가 '허언증 환자'라는 얘기를 듣지 않았나. 미술작가도 하고 영화감독도 하고 글쓰는 작가도 하는데, 미술만 봤을 때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혜선은 배우만 했으면 좋겠다. 미술은 그냥 즐기라고 하고 싶다"며 "본인의 예술적 재능이 있기는 한 것 하다. 그냥 취미미술 수준이다. 홍대 앞 취미 미술 학원생들 (수준). 백화점에 전시할 수준은 안 된다"고 했다.

가수 솔비/사진=머니투데이 DB /사진=강민석 기자 msphoto94@
가수 솔비/사진=머니투데이 DB /사진=강민석 기자 msphoto94@

구혜선을 신랄하게 비판한 이규원은 솔비에 대해서는 좀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규원은 "솔비가 조영남 다음으로 미술 활동을 오래했다. 체계적으로 준비했다"며 "솔비는 2008년부터 악플에 시달리며 괴로워서 2010년부터 미술 치유의 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솔비의 2020년 작품까지는 "미대에 가고싶은 중·고등학생 수준"이라고 평하며 "저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미술 작가, 큐레이터 10명 정도에게 물어보니 '부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솔비는 어떤 장르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2021년 3월에 개인전 한 사진을 봤는데 작품이 전시를 해도 될 정도까지 올라온 것 같다"며 "2021학번 수준이다. 비주얼적인 완성도가 많이 좋아졌더라"며 올해 3월 전시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했다.

이어 "솔비가 퍼포먼스 미술을 많이 선보였는데 퍼포먼스를 1960년대까지는 모르겠지만 2020년대에 한다는 건 무리가 있다"며 "아무래도 테크닉적인 부분이 부족하다보니 그럴 듯 하게 보이려는 걸 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규원은 또 미술계 사람들이 솔비를 싫어하는 이유를 '질투'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의 유명한 작가들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한 작품당 10억원 넘게 팔렸을 때 나오는 기사보다 연예인 출신 작가가 한 작품을 1000만원에 팔았다고 하는 기사가 더 많이 나온다"며 "그런 것이 일반 작가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라며 씁쓸했다.

이어 "솔비가 속한 소속사 첫 페이지에 문화예술기반의 비즈니스를 위한 아트테인먼트라고 쓰여 있다"며 "이 분들은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예술이란 장르를 선택했다고 느껴지게 한다. 나쁘다곤 볼 수 없다. 그래서 언론 플레이, 노이즈 마케팅이 나오는것 같다"고 덧붙였다.

배우 하정우/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배우 하정우/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이규원은 하정우의 작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규원은 "하정우는 구혜선과는 조금 다르다. 예술적 재능이 많은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며 "영화감독도 하고 미술 전시도 많이 한다. 톱배우다 보니 언론 플레이 안 하고, 팬들이 가서 작품을 많이 구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정우는 진심으로 예술적인 것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림 그리는 것 좋아하고. 미술 작품만으로 판단했을 때 평가하는 건 조금 그렇다. 평가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미술은 작품만으로는 좋다 나쁘다 판단하기는 어려운 시대"라며 "작가가 연예인처럼 유명해지면 그것 때문에 작품이 멋져보이고 좋아보이는 시대"라며 "그런 맥락에서 하정우 작품도 1000만원 넘고 한다. 그렇지만 하정우도 아마 스스로 알고 있을 거다. 내가 미술작가라고 생각을 안 할 거다. 하지만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 구혜선이 공개한 자신의 섬세화/사진=구혜선 인스타그램
배우 구혜선이 공개한 자신의 섬세화/사진=구혜선 인스타그램
방송 이후인 지난 10일 구혜선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이 그린 섬세화를 공개하며 "예술은 판단 기준을 가지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기에 객관적일 수 없다"며 자신을 향한 이 작가의 비판을 간접적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예술은 대단한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이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 방식일 뿐"이라며 "그렇기에 노인이 주름을 만지는 것도 예술이라 하면 예술이 되는 것이고 어린아이들의 순진한 크레파스 낙서도 액자에 담아 전시함으로써 예술이 될 수가 있다. 꿈꾸는 여러분들 모두 예술가가 될 수 있으니 타인의 평가를 두려워 말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규원 작가는 홍익대학교를 졸업한 뒤 영국 런던대학교를 거쳐 홍익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영남대 회화과 객원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13년 개인전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개인전과 단체전을 포함해 20건 가까이 전시회를 열었다. 최근에는 미술 비평으로 방송가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