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 황석희 "영화 '데드풀' 욕 번역, 받아준 클라이언트 대단"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1.05.11 19:53  |  조회 5476
/사진=카카오TV 오리지널 '톡이나 할까' 영상 캡처
/사진=카카오TV 오리지널 '톡이나 할까' 영상 캡처
번역가 황석희가 영화 속 욕설 번역에 대해 언급했다.

11일 공개된 카카오TV 오리지널 '톡이나 할까'에는 영화 '데드풀' '스파이더맨' '보헤미안 랩소디' 등 수많은 외화 번역을 담당한 영화계 대표 번역가 황석희가 출연해 작사가 김이나와 대화를 나눴다.

이날 황석희와 김이나는 '번역'과 '작사'가 비슷하다는 점에 공감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황석희는 번역과 작사의 차이에 대해 "저는 유형의 어떤 것을 유형의 어떤 것으로 옮기는데 작사는 무형의 어떤 것으로 형태를 만들지 않냐"고 말하며 "이게 정말 놀랍다"고 감탄했다.

이에 김이나는 "어찌보면 더 대단한 거겠지만 어찌보면 더 자유롭고 내 맘대로 인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김이나가 "번역은 감독과 작가의 의도에서 벗어나서 영화 '쇼생크탈출'에서 탈출해서 '무야~호~'하면 안 되지 않나"고 하자 황석희는 "그러면 인터넷에 '황석희 죽어라'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카카오TV 오리지널 '톡이나 할까' 영상 캡처
/사진=카카오TV 오리지널 '톡이나 할까' 영상 캡처
김이나는 황석희에게 "욕 잘하시나요"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황석희는 "전혀. 군대에서도 후임들에게 욕 한마디 안하고 전역했다. '야 인마'가 극대노 상태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이나가 "욕 번역을 찰지게 잘하셔서"라고 하자 황석희는 "잘하는 척 하는 거다. 진짜 욕쟁이들이 보면 어설플 것"이라고 답했다.

김이나는 영화 속 어색한 욕설 번역에 대해 지적하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김이나는 "제 생각에 기존 자막에서 제일 동동 뜨는 부분이 욕이었다. '이런 제기랄!' '오 망할, 신이시여' 같은 것. 누가 저렇게 욕하냐"고 하자 황석희는 "'제길, 망할, 빌어먹을, 젠장'으로 돌려막기"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황석희는 "예전엔 클라이언트들이 욕 번역을 진짜 싫어했다"고 고백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비싼 돈 주고 사온 영화가 욕 자막으로 경박해진다는 생각을 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화 '데드풀'은 아주아주 예외였다"며 "그걸 받아준 클라이언트가 대단하다"고 했다.

김이나가 '*hit' '*uck'을 우리말로 '씨박'으로 번역했다고 하자 황석희는 "영발음을 비슷한 한국어로 옮기는 건 제가 종종 써먹는 기술"이라며 "원래 이미도 번역가 특기"라고 답했다.

김이나는 "배우 대사 길이나 입모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더라. 거의 칼박이던데"라고 하자 "그걸 중시하긴 한다. 가능하면 비슷한 어절 수로 (번역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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