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하나 죽이는 건…" 협박 혐의 양현석 측 "포렌식 믿을 수 없다"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21.09.17 15:48  |  조회 6738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그룹 아이콘의 전 멤버 비아이(본명 김한빈)에 대한 마약 수사를 무마하는 과정에서 가수 연습생 출신 A씨를 협박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양현석 전 YG 엔터테인먼트 대표 측이 검찰에 제출된 A씨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추가 포렌식을 요구했다.

17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유영근)는 검찰과 변호인이 참석해 열린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날 양현석 측 변호인은 공익제보자 A씨의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에 대해 오염 가능성을 주장하며 재 포렌식을 요청했다. 양현석 측은 수사보고서, 내사보고서, 녹취 등의 증거목록에 부동의 의사를 밝혔다.

양현석 측 변호인은 "검찰이 갖고 있는 A씨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는 경찰이 포렌식한 이미징 파일 사본이다. A씨는 경찰에 앞서 언론사를 통해 포렌식을 했기 때문에 경찰 이전 단계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 원본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 측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공방을 벌였으나 판사가 "검찰이 객관적으로 증명하라"고 요구하자 "경찰 측에 포렌식 이미징 파일을 요청해 변호인에게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양현석 변호인은 "검찰 측에 당시 A씨의 구치소 접견기록과 녹취 원본을 요청했는데 제출되지 않았다"며 "접견 당시 녹음 파일이 담긴 CD도 함께 제출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오는 11월5일 열릴 예정인 첫 공판에는 A씨를 최초 수사한 경찰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공익제보자 A씨가 주요 증인으로 참석하며 재판에는 총 7명의 증인 신문이 예정됐다. 이날 피고인 양현석과 협박의 수혜를 얻은 비아이도 증인으로 출석한다.

그룹 아이콘의 전 멤버 비아이(본명 김한빈) /사진=뉴스1
그룹 아이콘의 전 멤버 비아이(본명 김한빈) /사진=뉴스1
한편 비아이는 2016년 4월 YG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 A씨의 공익제보에 따라 LSD, 대마초 등을 여러 차례 흡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자신을 통해 LSD 등을 샀던 비아이가 경찰 조사를 받던 중 경찰과 YG엔터테인먼트 사이의 유착관계로 수사가 무마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비아이와 양현석 전 YG 대표 등 4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A씨는 양현석 전 대표가 진술을 바꾸도록 자신을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양현석이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YG 사옥으로 A씨를 불러 '착한 애가 돼야지 나쁜 애가 되면 되나?', '(연예계에서)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라며 겁을 줘 비아이에 대한 거짓 진술을 하도록 협박했다고 공소사실을 밝혔다.

이에 대해 양현석 측 변호인은 만나서 이야기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거짓 진술을 하도록 협박하거나 강요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경찰은 몇 차례 대질조사를 통해 공익신고자인 A씨의 진술이 일관된 점과 A씨가 비아이와 관련한 내용을 전해들은 시점의 관련자 진술 등 간접 증거를 통해 양 전 대표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5월 양현석을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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