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뇌사'에도 사진 찍기 바쁜 엄마…살인 부른 '관심병'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2.05.02 09:42  |  조회 228976
/사진=tvN '알쓸범잡2' 방송 화면 캡처
/사진=tvN '알쓸범잡2' 방송 화면 캡처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아들을 끝내 죽음으로 이끈 엄마의 범죄가 충격을 안겼다.

지난 1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 알쓸범잡2'에서는 '뮌하우젠 증후군' 범죄 이야기를 다뤄졌다.

뮌하우젠 증후군은 아프다는 거짓말이나 자해로 타인의 관심을 끌려는 정신질환이다.

김상욱 교수는 뮌하우젠 증후군에 대해 "이 병은 옛날부터 알려져있었다. 학계에서는 1950년대 미국 의사가 이런 질병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관심을 받길 원한 나머지 거짓을 꾸며내거나 몸을 상하게 하는 증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상욱 교수는 "다른 사람을 이용해 자신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는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이 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자신을 상해하지 않고도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거다. 이 경우 자신이 손쉽게 휘두를 수 있는 사람을 이용한다. 멀쩡한 자녀를 일부러 아프게 만드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의 스피어스 모자 사건을 소개했다.

엄마 스피어스는 아들이 어릴 때부터 몸이 약했다고 주장했고, 아들을 낳고 키우는 과정을 SNS에 육아일기처럼 올리며 사람들의 응원을 받았다. 그러나 아들은 5살 때 사망하게 된다.

아들의 죽음 이후 병원 등 이들 모자의 주변인들은 아들의 죽음에 의혹을 제기했고, 부검 결과 치사량의 나트륨이 검출됐다. 먹어서 되는 수준이 아닌, 소금을 독극물처럼 쓴 수준으로 나타났다.

/사진=tvN '알쓸범잡2' 방송 화면 캡처
/사진=tvN '알쓸범잡2' 방송 화면 캡처
나중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스피어스는 "아들이 음식을 못 먹는다. 자꾸 토한다"며 아들 위장에 문제가 있다며 여러 병원을 전전했다.

병원에서는 검사할 때마다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아들 위장에 문제가 있다고 동의한 의사를 만나게 되고, 건강에 이상이 없는 아들의 위장에 관을 연결하는 수술을 한다. 이후 스피어스는 아들의 배에 달린 관을 통해 음식을 넣고 있었다.

CCTV를 살펴본 결과 아들은 엄마와 함께 화장실에 다녀온 뒤 상태가 서서히 안 좋아졌다. 알고 보니 그 사이 엄마가 스피어스가 관을 통해 소금물을 다량 넣어 아이가 나트륨 중독으로 사망게 이르게 된 것이었다.

심지어 엄마 스피어스는 아이가 뇌사 상태에 빠졌을 때에도 당황하는 모습 없이 아픈 아들 사진을 200장이나 찍었다고 해 충격을 안겼다. 결국 스피어스는 정신질환이 있다는 점이 참작돼 징역 20년 형을 받았다.

/사진=tvN '알쓸범잡2' 방송 화면 캡처
/사진=tvN '알쓸범잡2' 방송 화면 캡처
김상욱 교수는 "뮌하우젠 증후군이 SNS를 만나 물을 만난 고기가 됐더라. 이런 사례가 적지 않다"고 했다. 아이에게 오물을 주입한 엄마, 관심을 위해 아들을 13번이나 수술시킨 엄마 등 수많은 사건이 있었다고.

김상욱 교수는 "이 시대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자원이 '관심'이다. 단 1분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전 세계 기업들이 관심을 놓고 싸우고 있다. 뭐든 지나치면 위험하다. 다른 사람의 관심을 바라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고 관심 받는 건 좋은 일이지만 이것이 과해지면 범죄가 되고 끔찍한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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