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부부관계…'노터치' 부부, 오은영의 해법은?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2.06.28 06:58  |  조회 28546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 시즌2 : 결혼 지옥' 방송 화면 캡처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 시즌2 : 결혼 지옥' 방송 화면 캡처
4년째 스킨십 없이 '노터치'로 지내 온 부부에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먼저 소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을 내렸다.

지난 27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에서는 결혼 8년 차, 이른바 섹스리스 4년 차인 이승준 이효숙 부부가 의뢰인으로 출연했다.

'섹스리스'의 기준에 대해 오은영 박사는 "많은 연구에 따르면 섹스리스는 건강상 문제가 없는 부부가 일 년간 성관계를 10회 미만, 월 1회 미만으로 할 때를 가리킨다"고 설명했다.

이날 방송에서 아내는 "남편이 나를 수시로 만진다. 아무렇지 않게 틈만 나면 들어온다. 만족감은 솔직히 많이 없었던 것 같다. 하기 싫다. 남편이 사랑스럽다는 느낌 자체가 없다"고 털어놨다.

반면 남편은 "좋으니까 하고 저도 남자다 보니까 아내와 하고 싶다"고 했다.

부부의 일상이 담긴 영상 속 아내는 아들에게는 한없이 다정했고, 스킨십도 자연스러웠다. 그러나 남편과는 성관계는커녕 몸을 부딪히는 걸 싫어했다.

남편은 "밖에 나가면 애만 신경쓰지, 저한테는 신경도 안 쓴다. 운전기사가 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저는 옆에 서 있는 허수아비가 된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남편이 수차례 스킨십을 시도했지만 아내는 몸을 피하거나 바로 손을 떼어냈다. 심지어 "나는 오빠의 인형이 아니야. 감정 없이 그렇게 하는 건 아니다"라며 적극적으로 거절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손조차 잡지 않았다.

하하는 "남자가 계속 시도했는데 거절당하면 자존심이 상한다"며 남편의 마음을 이해했고, 남편은 "제가 집에 왜 있나 싶다. 투명인간 취급 당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남편은 또 "제가 건드리면 이제는 벌레 보듯이 한다. 차라리 벌레가 훨씬 낫다. 죽으면 손에는 붙어 있지 않나. 그런데 저는 그것도 아니지 않냐"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들 부부는 최근 4년 만에 부부 관계를 했다고 했다. 의외로 이를 제안한 사람은 아내였다. 자녀 계획을 위해서였다.

오은영 박사는 "아내에게 부부 관계는 단순히 임신과 출산을 위한 것이다. 그런데 부부의 성생활은 성관계만을 말하는 게 아니라 정서적 소통을 의미한다. 감정, 생각, 사랑을 소통하는 방법 중 하나다. 성생활도 일종의 대화"라고 짚었다.

이어 "대화라는 게 언어적 대화도 하지만 몸의 대화도 하는 거다. '사랑해'라는 말도 하지만 출근할 때 손을 꽉 잡아주는 건 '힘내'라는 의미다. 그러니까 성생활은 부부만이 할 수 있는 독점적이면서 어떠한 신체 접촉보다 가장 강력하고 밀접된 행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부의 성생활을 성기 삽입이라고만 생각하시면 안 된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성인의 놀이 같은 개념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날이 너무 즐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은영 박사 "'섹스리스' 부부이자 '소통리스'"진단…처방은?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 시즌2 : 결혼 지옥' 방송 화면 캡처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 시즌2 : 결혼 지옥' 방송 화면 캡처
남편은 아내의 부탁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설명 없이 막무가내식으로 호통만 쳤다. 아내가 대화를 시도해도 남편은 대답을 자꾸 피했고, 이내 흥분하며 소리를 쳤다. 일방적인 대화가 이어졌다.

오은영 박사는 "두 분은 '섹스리스' 맞다. 그리고 '소통리스'다. 소통이 안 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두 사람은 소통을 원한다. 그런데 아내는 남편과 언어적 대화를 원하는데 그게 남편은 본인이 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어려운 부분인 것 같다. 남편이 원하는 소통의 방식은 신체적 소통과 부부 성관계인데, 아내는 그게 제일 아프고 힘든 것 같다. 너무 큰 문제가 두 분 안에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오은영 박사가 또 "남편은 양악수술을 했다고 하지 않았나. 이전에 부정확한 발음 때문에 언어적 소통에 대한 자신감을 굉장히 잃었을 것"이라고 하자 남편은 "어릴 때 학교 폭력으로 자살까지 생각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오은영 박사는 마지막으로 "실망스럽겠지만 남편 분, 당장 아내와의 잠자리는 어려울 것 같다"며 "마음의 소통을 해결해야 스킨십도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루 아침에 소통이 바뀌진 않을 거다. 그런데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건 아내가 하는 말을 남편이 동의하든 안 하든 아내의 말을 받으셔야 한다. 아내의 말을 따라하기라도 해보시라"고 조언했다.

또한 오 박사는 "신체적 소통도 연습을 해야 한다. 출근할 때 퇴근할 때 하루 세 번 손을 꽉 잡아주는 걸로 시작해보시라. 신체 접촉의 성공적 경험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은영 박사는 "단 남편 분은 손잡는 것만 하셔야 한다. 바로 그 다음 진도로 넘어가는 건 자제해야 한다고 약속하셔야 한다. 손 잡는 게 편안해지면 어깨로 가고, 마치 처음 만난 남녀처럼 다시 시작하시기를 권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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