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세 만화 안 보였던 이유…"음란물 재판만 6년, 위암 투병도"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2.07.25 07:37  |  조회 104435
/사진=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방송 화면 캡처
/사진=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방송 화면 캡처

만화가 이현세가 '천국의 신화'로 음란·폭력 시비에 휘말린 후, 당뇨, 위암 등 건강 이상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지난 24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는 '공포의 외인구단' 등 까치 시리즈로 '국민 만화가'가 된 이현세가 자신의 인생을 돌아봤다.

이날 방송에서 이현세는 큰집에 양자로 보내졌던 가정사를 털어놨다.

이현세는 "우리 할머니는 아들 셋을 키우셨는데, 6.25때 큰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둘째 아들은 인민군으로 왔다가 북으로 올라가버리고, 막내 아들이 결혼해서 처음 낳은 아들이 나다. 큰아버지가 안 계셔서 날 낳자마자 큰집에 양자로 날 보내버렸다. 나는 스무살에 양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까치의 제 5계절'이 내 자전적 이야기다. 양자로 와서 자기도 모르게 살아가는 이야기, 숨겨진 시간에 대한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이현세는 "어머니는 나를 '아들'이라고 편하게 마음 놓고 불러본 적이 없고, 나도 동생들이 있는 사이에서 '엄마'라고 부르기가 쉽지 않았다. 큰어머니가 계속 있었으니까"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어머니와 나는 짝사랑하는 분위기였다. 약간 애틋한, 대놓고 얘기는 할 수 없는 사이였다. 어머니에게도 내가 평생 앙금이었을 거다. 목에 걸린 가시처럼"이라고 말했다.

이현세 만화 안 보였던 이유…"음란물 재판만 6년, 위암 투병도"

이어 이현세는 '코리안 특급' 전 야구선수 박찬호와의 인연을 공개하며, 과거 음란·폭력 시비에 휘말렸던 일도 떠올렸다.

박찬호가 마흔살이었던 2013년 은퇴 후 목표를 잃어버렸고, 삶의 변화가 생겨 우울증을 앓기도 했다고 고백하자 이현세는 "나도 비슷한 것 같다. 내가 마흔 한 살 때 '천국의 신화'로 음란 폭력 시비로 6년 간 형사 재판을 받았다"고 공감했다.

그는 "형사 재판은 자유가 없지 않나. 한 달에 한 번 재판한다고 하면 무조건 가야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나쁜게 음란·폭력으로 재판 중이니까 만화를 그릴 때 '이런 표현이 또 오해를 불러오지 않을까' 해서 자연히 피하게 되니까 6년 정도 만화를 안 그리게 됐다"고 털어놨다.

한반도 선사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천국의 신화'로 음란물 논란에 휩싸인 이현세는 300만원형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했고 끝내 무죄 판정을 받았다.

그는 "300만원이 아니라 10만원도 낼 수 없다. 벌금을 내버리면 죄를 인정하는 거지 않나. 내가 여기서 타협하고 무너지면 평생 동료, 후배들을 볼 수가 없다"고 끝까지 재판을 이어간 이유를 밝혔다.

표현의 자유를 얻기 위해 6년 간 재판을 이어간 그는 "재판이 끝나고 나니 50대가 되어 있더라. 세상도 까치, 엄지의 세상에서 웹툰의 시대로 바뀌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사진=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방송 화면 캡처
/사진=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방송 화면 캡처

이현세는 40대를 재판으로 보내고 난 뒤, 50대에는 당뇨에 이어 위암과 싸워야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위암 수술한 지는 10년이 됐다. 위암보다 먼저 5년 먼저 당뇨가 왔었다.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올 게 왔구나' 싶었다"며 "가족의 힘으로 버틸 수 있었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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