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바꿨는데 경찰이 정보노출" 일본 스토킹살인 '경악'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2.09.20 09:56  |  조회 3541
/사진=MBC에브리원 '장미의 전쟁' 방송 화면 캡처
/사진=MBC에브리원 '장미의 전쟁' 방송 화면 캡처

전 여자친구에 자살 협박, 집요한 스토킹을 이어오다 끝내 그를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본인 스토킹범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예능 프로그램 '장미의 전쟁'에서는 집요한 스토킹 끝에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일본인 남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선생님 고즈츠미 히데토와 가구 디자이너 미요시 리에는 배드민턴 동호회에서 만나 연인이 됐으나 교제 1년 반 만에 결별하게 됐다. 리에가 히데토의 심한 집착 때문에 이별을 통보하면서다.

히데토는 리에가 데이트에 늦을 경우 그 이유를 캐묻고 온종일 화를 냈으며, 이성친구를 만나는 것은 물론 남자 동료와 일하는 것도 싫어했을 정도로 광적인 집착을 보였다.

히데토는 리에와 다툰 후에는 '너 때문에 죽어버릴 거야'라며 자살 협박을 하기도 했고, 그의 모습에 겁에 질린 리에는 이별을 통보했다.

/사진=MBC에브리원 '장미의 전쟁' 방송 화면 캡처
/사진=MBC에브리원 '장미의 전쟁' 방송 화면 캡처

그러나 히데토는 리에의 이별 통보를 받아들이지 못했고, 그의 집착은 스토킹으로 이어졌다.

히데토는 리에에게 '너같은 X는 행복해지면 안 돼. 널 죽이고 싶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고, 리에는 '이러다 말겠지'라며 그를 자극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잠적했다.

연락처를 바꾸고 이사도 한 리에는 2년 후 새 사랑을 만나 결혼했고, 남편의 성을 따라 미요시 리에로 개명했다.

히데토의 스토킹은 멈추지 않았다. 리에의 친척을 사칭해 그의 바뀐 주소와 연락처를 수소문 하는 등 리에의 집요하게 추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에의 행방을 찾지 못하자 데이트 사이트에 리에의 사진과 정보를 올렸고, 리에가 일했던 전 회사에 그의 이름으로 피자 100판을 보내기도 했다. 이는 주변인들이 리에에게 연락을 하도록 유도한 것이었다.

리에가 히데토를 신고하자 그는 보란 듯이 자살 기도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MBC에브리원 '장미의 전쟁' 방송 화면 캡처
/사진=MBC에브리원 '장미의 전쟁' 방송 화면 캡처

자살 소동 2년 후, 히데토는 리에의 SNS를 통해 그의 결혼 사실을 알게 됐고, 일까지 관두고 리에를 감시하기 시작했다. 그는 리에 SNS에 올라온 사진을 통해 집 위치를 추적하고 '네가 어디 사는 지 안다. 네 남편까지 죽일 것'이라는 내용의 협박 메시지도 보냈다.

결국 히데토는 협박 혐의로 체포, 기소돼 징역 1년(집행유예 3년)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히데토가 체포되는 과정에서 경찰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경찰은 체포장을 읽으며 히데토가 알지 못했던 리에의 결혼 후 바뀐 성씨와 주소를 일부 노출했고, 이는 비극을 불렀다.

집행유예로 자유의 몸이 된 히데토는 20일 동안 리에에게 무려 1089통의 메일을 보냈고, 경찰이 노출한 정보를 토대로 추적한 끝에 리에의 집 주소까지 알아냈다.

히데토는 자신이 알아낸 집이 리에의 집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빈 박스를 놓아두는 치밀함을 보였고, 리에의 집임을 최종 확인한 그는 24시간 감시 끝에 리에가 혼자 있는 시간을 알아내 집에 침입했다.

결국 리에는 몰래 집에 침입한 히데토가 휘두른 흉기에 목과 등 부위를 찔려 그 자리에서 숨졌다.

마지막까지 "나와 영원히 함께하자"며 광기 어린 집착을 보인 히데토는 리에를 살해한 후 그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건 당일은 히데토의 마흔번째 생일이었다.

이에 김지민은 "스스로한테 생일 선물을 그런 식으로 준 거냐"며 히데토가 꾸민 엽기적인 생일 이벤트에 경악했다.

또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양재웅은 "리에가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취하지 않았나. 성도 바꾸고 이사도 갔고, 신고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실수로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야기를 소개한 이상민은 "이 사건으로 인해 지속적인 메시지, 이메일 발신 또한 스토킹 행위라 인정이 돼 일본의 스토킹 방지법이 강화됐다"고 알리며 "스토킹은 시작한 순간 살인이 목적인 범죄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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