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일 "노예계약 가수였다…소속사에 사정해도 1원도 안줘"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2.12.09 06:00  |  조회 85758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가수 한경일이 수입이 전혀 없는 '노예 계약' 가수였다고 털어놨다.

8일 밤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는 한경일이 출연해 근황을 전했다.

어머니가 요양원 생활을 하게 되면서 한경일은 6년 전 생애 처음으로 마련한 아파트에서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다.

과거 목수로 일했다는 한경일의 아버지는 3년 전 아내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더욱 더 술에 의지하고 있다고 했다.

한경일은 과거 술에 취한 아버지와 그와 다투는 어머니를 보고 자란 기억을 털어놨다.

한경일은 "반지하 집 살 때 발소리가 나고 들어오실 때마다 술 냄새 풍기면서 매일 그렇게 들어와서 엄마와 싸우면 옆에서 말리던 어린시절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가난한 집안 형편에 설상가상 보증까지 잘못 서면서 반지하 집마저 날리게 된 상황, 한경일은 생계를 위해 가수가 됐다고 했다. 그러나 '내 삶의 반'으로 전성기를 누릴 때에도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한경일은 "수입이 정말 단 1원도 없었다. '지금 집이 너무 힘들다'고 사정을 했는데도 (소속사에서) 돈 없다고 못 준다고 했다. 요즘 말로하면 노예 계약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는 "그래서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유일하게 있던 반지하 집을 팔고 모든 빚을 다 갚고 길거리에 나앉은 상태로 어쩔 수 없이 결혼해서 잘 살고 있는 큰누나 집으로 아빠, 엄마 저까지 3명이 얹혀 살았다"고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한경일의 불행은 끝이 아니었다. 그의 어머니가 6년 전 치매,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던 것.

한경일은 "(어머니가) 병원에서 진단을 받을 상태가 됐을 때는 심각한 상태에서 발견을 했다.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아직 제가 효도도 못 시켜드렸고, 성공하는 모습도 못 보여드렸는데 저를 세상에서 가장 많이 응원해주신 엄마가 그걸 더 이상 기다려 주실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막막하고 황당하고 슬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한경일은 라이브 카페 무대에 오르는가 하면 축가 행사, 보컬 레슨 등을 통해 돈을 벌고 있다.

축가를 부르기 위해 이동하던 한경일은 "한동안 방황도 많이 했다. 술에 많이 의지하면서 살았던 적도 있다. 인생을 거의 포기하다시피 할 정도로, 남 보기 부끄러울 정도로 좀 자포자기 하면서 살았던 시기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안 가본 무대가 없다. 주변에서 돈 줄 테니까 노래하라고 하면 안 가 본 곳이 없다"며 "제가 노래하고 있으면 옆에서 전기밥솥을 판다. 옆에서는 그 타이밍을 이용해서 전기밥솥을 소개하는 곳도 가봤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정말 가리지 않고 노래를 했고, 돈이 적어도 노래를 했고, 제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기술이자 유일한 무기 노래를 가지고 어떻게든 살아가야 했다"며 가수로 생계를 이어가야 했던 고충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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