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저도 대장암 수술"…암투병 아내 남편 "술 끊겠다" 눈물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3.02.28 11:12  |  조회 34072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방송 화면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방송 화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15년 전 대장암 수술 당시를 떠올렸다.

지난 27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는 결혼 생활 내내 술을 마시고 각종 사고를 쳤다는 남편과 그 때문에 병까지 얻었다는 아내가 출연했다.

남편은 술 마시다 집단 폭행까지 당하는가 하면 모르는 사람들과 시비가 붙기도 했다. 아내는 남편을 찾으러 경찰서를 찾는 일도 다반사였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남편은 술을 끊을 마음도 의지도 전혀 없었다.

그러나 이런 남편의 모습에 암 전이 상태인 아내는 고민이 깊어져만 갔다. 아내는 7개월 전 갑상선 림프절 전이암 진단을 받은 뒤 수술을 받았으나 암이 폐로도 전이돼 추적 관찰 중이었다.

아내는 "딸한테는 말 안하고 혼자 하는 생각이지만 (내가 없으면) 남편이랑 딸이랑 둘이 남을 텐데. 딸 때문에라도 남편의 술을 끊게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아내는 딸과 함께 산책을 하며 진심을 털어놓기도 했다. 만약 자신이 세상을 먼저 떠나게 되면 남겨질 부녀의 사이가 멀어질까 두렵다는 것.
아내는 딸을 향해 "엄마는 잘 회복을 하고 있지만 예외라는 가정하에, 그냥 엄마가 있는 것처럼, 아빠 미워하지 말고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당부하며 눈물을 보였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방송 화면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방송 화면

이들 부부의 이야기를 지켜본 오은영 박사는 "저도 초기 암이 있어서 2008년에 수술을 했다"며 과거 대장암 수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그때 여러 진단을 받고 수술방으로 걸어 들어가는 그 짧은 시간에 생각들이 파도처럼 밀려들더라. 그런데 끝까지 정리가 안 되는 게 자식이더라. 자식을 보면 그저 후회되는 마음밖에 없더라"라고 털어놨다.

이어 "'한 번 더 안아줄 걸. 한 번 더 눈 맞춰줄 걸, 쓰다듬어줄 걸. 사랑한다고 한 번 더 말해줄 걸' 이런 생각이 파도처럼 밀려들면서 정말 해결이 안 되더라. 아내분도 그런 마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방송 화면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방송 화면

그러면서 "그저 부모는 다른 것보다 건강하게, 자녀의 곁에서 의논할 수 있는 부모로 오래 오래 옆에 있어줘야 된다는 것. 아내는 남편분께 계속 그런 말씀을 하고 계신 것 같다"고 말했다.

아내의 속마음을 확인한 후 눈물을 쏟았던 남편은 오은영 박사의 당부에 "명심하겠다. 제가 정말 약속을 지키겠다. 술을 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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