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얄개' 이승현, 母 사업 실패→7년 막노동에 노숙 생활까지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3.03.03 07:41  |  조회 24768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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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승현이 70년대 하이틴 스타로 활동하다 노숙 생활까지 한 사연을 털어놨다.

지난 2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는 영화 '고교얄개'로 스타덤에 올랐던 이승현이 지옥 같던 캐나다 유학시절을 회상했다.

이승현은 1977년 개봉한 영화 '고교얄개'로 관객 25만 명이라는 흥행 기록을 세우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이승현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고교' 시리즈가 영화계 흥행 보증 수표가 됐다.

이승현은 "요즘 말로 하면 BTS(방탄소년단), 원빈 이상으로 인기를 누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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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은 당시 출연료에 대해 "150만원에서 200만원, 300만원, 최고 500만원까지 받아봤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당대 최고의 성인영화 주인공들도 500만원을 받는데 저는 18살 때니까 어마어마한 출연료다. 지금과 비교할 수 없다"고 전성기 인기를 떠올렸다.

이승현은 '고교얄개'로 이른 나이에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지만 배우 인생 내내 '얄개' 꼬리표를 뗄 수 없었다.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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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은 '얄개' 탓에 "나는 항상 까불고 교복 입고 선생님 골탕 먹이는 이미지를 평생 지울 수 없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어리게 보고 열몇 살로 보고 그러더라"며 "내가 (연기를) 더 하고 싶어도 할 기회가 자꾸 없어지고 '나도 이제 끝났구나. 한물갔구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하이틴 영화 붐이 끝나자 결국 이승현의 인기는 같이 시들해졌고, 성인 연기자로도 활동했지만 그는 얄개 이미지를 벗지 못했다.

이때 이승현은 어머니의 제안으로 캐나다 유학길을 떠나게 됐다.

그는 "어머니가 '배우로서 단맛도 쓴맛도 다 보지 않았냐 .외국에 나가서 공부도 좀 하고 내가 아들자식 하나인데 너도 이제 장가갈 나이 된 것 같다'고 자꾸 압박을 가하셨다"며 "그래서 우리 엄마가 저를 캐나다 유학 가게끔 절차를 밟아 캐나다로 떠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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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 못해 떠난 유학은 고난의 시작이었다. 이승현은 어머니의 사업 실패 이후 빈털터리로 쫓겨나 노숙까지 해야 했고, 당장 생존을 위해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해야 했다.

그는 "처음에는 엄마가 송금해 주는 학비와 생활비를 꼬박꼬박 받았는데 엄마가 사업에 실패하며 어려워지니 손을 벌릴 수가 없더라. 7년이라는 세월을 거기서 막노동까지 하면서 오갈 데도 없이 공원에서 며칠밤을 지새웠다"고 토로했다.

그렇게 외국을 떠돌다 다시 한국에 돌아왔을 때 이승현은 세상에서 잊힌 배우였다. 긴 공백기 탓에 재기는 쉽지 않았다. 12년 만에 배우로 복귀 선언을 했지만 주어지는 건 이름 없는 단역뿐이었다고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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