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교회인 줄" 발뺌…DKZ 경윤 'JMS 모태신앙' 고백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3.03.13 17:38  |  조회 21405
그룹 디케이지(DKZ) 경윤./사진=뉴스1
그룹 디케이지(DKZ) 경윤./사진=뉴스1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신도로 알려져 논란에 휩싸였던 그룹 DKZ(디케이지) 경윤이 "JMS에 조금씩 세뇌됐던 것 같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경윤은 "부모님은 20년 이상 JMS에 다녔고, 나 역시 모태신앙이었다"고 말했다고 13일 디스패치가 보도했다. 그는 "어렸을 때 정명석이 구속된 것에 대해 '억울하게 누명 쓴 것'이라고 배웠다"고 고백했다.

최근 경윤은 부모가 JMS 신도이며 관련 카페를 영업 중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온라인을 통해 확산된 JMS 관련 장소에 DKZ 경윤의 부모가 운영하는 카페 주소가 포함됐다고 알려지면서다.

경윤이 소속된 DKZ 소속사 동요엔터테인먼트는 지난 7일 "정상적인 일반 교회로 알고 있었다"고 밝히며 탈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뒤이어 경윤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인터뷰에 따르면 경윤은 "최근 '나는 신이다'를 보고 '(JMS가) 내가 메시아다'라고 말하는 부분을 봤다. 미친 X이구나 생각이 들었지만 그때는 몰랐다"고 밝혔다.
2022.04.28 그룹 DKZ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2022.04.28 그룹 DKZ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그는 "JMS가 '내가 메시아다'라고 말하기 전, 2~3시간 (떡밥을) 깔아 놓는다. 그런 다음 저 말을 던지면 수많은 신도가 호응한다. 그렇게 말려든다. 일종의 가스라이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명석을 메시아라고 믿은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세뇌당한 것은 맞다. 정명석을 비유하자면, 메시아 정도 아닐까'라는 생각이 (머리에) 스며들었다"고 고백했다.

경윤은 "처음부터 '내가 메시아다. 내게 성 상납을 하면 천국에 간다'고 말했다면 누가 믿었겠나. JMS는 그런 식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조금씩 조금씩 주입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명석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계속 알린다. 주변 사람들의 증언이나 사연 등을 전해준다. '어디가 아파서 수술해야 했는데 선생님 기도를 받고 나았다'며 진단서까지 뽑아 보여주는 등 간증이 끊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윤은 "나는 종교를 선택할 권리가 없었다. 그냥 가족들이 믿으니까 비교할 대상도 없었다. 그런데 어머니는 아마 나 때문에 더욱 빠지신 것 같다"며 과거를 떠올렸다.

그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머리에 물이 찼었다. 아무것도 못 먹고 계속 토했다. 그때 JMS 목사들이 와서 기도하고 갔다. 그리고 3일 뒤 수술하려고 검사를 하니 아무 문제가 없었다더라. 어머니는 그날 이후 간증이 진짜라며 믿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이 해결해줄 병 아니었을까. 그저 타이밍이 맞았을 뿐인데 그게 맹신으로 이어졌다"며 "기도했다고 낫게 해준 게 아닌데 지금 생각하니 너무 어리석었다"고 돌아봤다.
(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DKZ 경윤이 ‘불후의 명곡’(불후) 녹화를 위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에 도착해 인사를 하고 있다. 2022.1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DKZ 경윤이 ‘불후의 명곡’(불후) 녹화를 위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에 도착해 인사를 하고 있다. 2022.1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윤은 어렸을 때 충북 금산군의 JMS 월명동 자연성전을 3~4번 방문한 적이 있으며, 이곳에서 정명석을 직접 봤다고 했다. 그는 JMS 가수단에 지원해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어렸을 때 정명석이 구속된 것에 대해 '억울하게 누명 쓴 것'이라고 배웠다. 거의 주입식 교육이다. '정명석이 예수님처럼 핍박받고 있구나'(라고) 세뇌당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본 정명석은 성범죄자로 보이지 않았다. 단지 그 모습을 보고 현혹된 게 내 실수다. 그런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윤은 아이돌 활동을 하며 포교를 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경윤은 "처음 논란이 시작되자 덜컥 겁이 났다. '무지했다'는 말로 변명했다. 내 믿음이 부정당하는 게 싫어서 사실을 외면한 게 맞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그는 "어렸을 때 사이비를 믿는다고 왕따를 당한 적이 있다. 나도 모르게 방어적으로 변했다. 누가 종교를 물으면 기독교라 답했다. 결국 (정명석 이전에) 하나님을 믿는 건 같으니까. 소속사, 멤버, 누구에게도 JMS를 언급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그렇게 눈과 귀를 막았지만 피해자의 아픔을 보는데 미안했다"며 "늦었지만 지금이라고 탈교한다"고 고백하며 눈물을 보였다.

인터뷰에는 경윤의 부모 목소리도 실렸다. 이들은 "아들이 울면서 전화했고 '우리가 속았다'고 하더라, 혼란스럽지만 그 어떤 종교도 아들을 우선하지 않는다"며 "탈교가 아니라 더한 것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16일 서울시 종로구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JMS 교주 정명석 출소 후 성폭력 피해자 기자회견'에서 영국 국적 외국인 피해자 메이플(Yip Maple Ying Tung Huen)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2022.3.16/뉴스1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16일 서울시 종로구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JMS 교주 정명석 출소 후 성폭력 피해자 기자회견'에서 영국 국적 외국인 피해자 메이플(Yip Maple Ying Tung Huen)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2022.3.16/뉴스1

한편 JMS(기독교복음선교회)는 1978년 정명석이 창설한 신흥종교로 지난 3일 공개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에서 교주 정명석의 성범죄를 다루며 화제가 됐다.

'나는 신이다'는 정명석의 성범죄 혐의를 폭로한 △JMS, 신의 신부들(1~3화)을 시작으로 △오대양(4화), △아가동산(5·6화), △만민중앙교회(7·8화) 등을 다룬다. 이에 공개 직후부터 반향을 일으켰고, 다큐멘터리 최초로 국내 인기 콘텐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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