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선수급·인간 저울"… 20년 청와대 셰프가 밝힌 '대통령 밥상'
"DJ 대식가…MB 입맛없을 땐 돌솥밥에 간장 비벼"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3.05.24 10:05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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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 방송화면 |
천상현 셰프가 전직 대통령들의 식사에 얽힌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에서는 천상현 셰프가 출연해 청와대 근무 시절 이야기를 전했다.
천 셰프는 청와대 최초 중식 셰프로, 최연소로 청와대에 들어가 20년 4개월간 근무한 인물. 방송에서 천상현 셰프는 "김대중 대통령부터 문재인 대통령까지 다섯 분을 모셨다"고 밝혔다.
천 셰프는 "처음엔 청와대 대통령 요리사가 있는지 몰랐다. 김대중 대통령 때 요리사를 뽑는다고 하더라. 신원 조회만 두 달 했다. 사촌에 팔촌까지"라고 해 놀라움을 안겼다.
박원숙은 "하긴 아무리 경호가 삼엄해도 음식에 뭔가를 넣으면 큰일이지 않나"라고 수긍했다.
/사진=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 방송화면 |
천 셰프는 "주변에 월북한 사람이 있는지 전과가 있는지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지(를 봤다)"며 "처음엔 두 달이 걸려서 전 떨어진 줄 알았다. 연락이 없으니까"라고 말했다.
천 셰프는 대통령의 식단에 대해 "양식, 일식, 한식, 중식이 다 있다. 1주일 단위로 식단을 짠다. 중요한 포인트는 제철 식재료다. 제철이 지나기 전에 식재료를 공수해서 모신다"고 말했다.
박원숙은 "나처럼 식욕이 좋으신 대통령도 계시지 않냐. 누가 제일 잘 드셨냐"며 궁금해했다.
천 셰프는 "김대중 대통령은 유도선수에 버금갈 정도로 잘 드셨다. 저희도 깜짝 놀랐다"며 "냉채, 소고기, 생선, 국, 밥을 싹 드셨다. 2년 넘으니 식사량이 조금씩 줄더라"라고 떠올렸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은 가리는 음식 없이 잘 잡수셨다. 항상 피드백해 주시고 칭찬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사진=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 방송화면 |
천 셰프는 전직 대통령들이 즐겨 먹은 음식도 전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은 홍어를 삼합으로 안 드셨다. 안 삭히고 생으로 드셨다"라며 "노무현 대통령은 막회, 국밥 같은 걸 좋아하셨다"고 기억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돌솥 밥에 달걀노른자 넣고 간장만 넣고 비벼 드셨다. 입맛 없을 때 보양식으로 잘 드셨다"고 전했다.
/사진=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 방송화면 |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까다로우실 것 같은데 안 그렇다. 소박하시고 나물 종류 20g씩 재서 드셨다. 넘치게 내놔도 딱 20g씩만 드시더라. 인간 저울이시다. 저희도 놀랄 정도였다"고 기억했다.
마지막으로 보좌했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노무현 대통령과 결이 비슷하셨다. 국밥 좋아하시고 막회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천 셰프는 자신이 요리가 아닌 토목공학 전공이었다고 반전 이력을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호텔 요리 보조로 시작했다. 청와대 처음 들어갈 때도 조리 자격증이 없었다. 2년 차 되던 해에 그때야 자격증을 땄다"며 "신원 조회에 이상이 없고 호텔 근무 경력이 있어 뽑혔다. 특채로 들어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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