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선수급·인간 저울"… 20년 청와대 셰프가 밝힌 '대통령 밥상'

"DJ 대식가…MB 입맛없을 땐 돌솥밥에 간장 비벼"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3.05.24 10:05  |  조회 4572
/사진=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 방송화면
/사진=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 방송화면

천상현 셰프가 전직 대통령들의 식사에 얽힌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에서는 천상현 셰프가 출연해 청와대 근무 시절 이야기를 전했다.

천 셰프는 청와대 최초 중식 셰프로, 최연소로 청와대에 들어가 20년 4개월간 근무한 인물. 방송에서 천상현 셰프는 "김대중 대통령부터 문재인 대통령까지 다섯 분을 모셨다"고 밝혔다.

천 셰프는 "처음엔 청와대 대통령 요리사가 있는지 몰랐다. 김대중 대통령 때 요리사를 뽑는다고 하더라. 신원 조회만 두 달 했다. 사촌에 팔촌까지"라고 해 놀라움을 안겼다.

박원숙은 "하긴 아무리 경호가 삼엄해도 음식에 뭔가를 넣으면 큰일이지 않나"라고 수긍했다.
/사진=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 방송화면
/사진=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 방송화면

천 셰프는 "주변에 월북한 사람이 있는지 전과가 있는지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지(를 봤다)"며 "처음엔 두 달이 걸려서 전 떨어진 줄 알았다. 연락이 없으니까"라고 말했다.

천 셰프는 대통령의 식단에 대해 "양식, 일식, 한식, 중식이 다 있다. 1주일 단위로 식단을 짠다. 중요한 포인트는 제철 식재료다. 제철이 지나기 전에 식재료를 공수해서 모신다"고 말했다.

박원숙은 "나처럼 식욕이 좋으신 대통령도 계시지 않냐. 누가 제일 잘 드셨냐"며 궁금해했다.

천 셰프는 "김대중 대통령은 유도선수에 버금갈 정도로 잘 드셨다. 저희도 깜짝 놀랐다"며 "냉채, 소고기, 생선, 국, 밥을 싹 드셨다. 2년 넘으니 식사량이 조금씩 줄더라"라고 떠올렸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은 가리는 음식 없이 잘 잡수셨다. 항상 피드백해 주시고 칭찬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사진=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 방송화면
/사진=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 방송화면

천 셰프는 전직 대통령들이 즐겨 먹은 음식도 전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은 홍어를 삼합으로 안 드셨다. 안 삭히고 생으로 드셨다"라며 "노무현 대통령은 막회, 국밥 같은 걸 좋아하셨다"고 기억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돌솥 밥에 달걀노른자 넣고 간장만 넣고 비벼 드셨다. 입맛 없을 때 보양식으로 잘 드셨다"고 전했다.

/사진=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 방송화면
/사진=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 방송화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까다로우실 것 같은데 안 그렇다. 소박하시고 나물 종류 20g씩 재서 드셨다. 넘치게 내놔도 딱 20g씩만 드시더라. 인간 저울이시다. 저희도 놀랄 정도였다"고 기억했다.

마지막으로 보좌했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노무현 대통령과 결이 비슷하셨다. 국밥 좋아하시고 막회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천 셰프는 자신이 요리가 아닌 토목공학 전공이었다고 반전 이력을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호텔 요리 보조로 시작했다. 청와대 처음 들어갈 때도 조리 자격증이 없었다. 2년 차 되던 해에 그때야 자격증을 땄다"며 "신원 조회에 이상이 없고 호텔 근무 경력이 있어 뽑혔다. 특채로 들어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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