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수익 400만원, 일 넘쳐나"…44세 男배우 '일당 16만원' 투잡, 뭐길래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4.12.11 06:00  |  조회 220969
배우 권용덕. /사진=유튜브 채널 '열현남아' 영상
배우 권용덕. /사진=유튜브 채널 '열현남아' 영상
연기 활동과 함께 옥상 방수 일을 병행 중인 배우 권용덕의 사연이 소개됐다.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열현남아'에는 '무명배우 하면서 옥상방수 기술배워서 일당 16만원 받는 44세 권용덕 배우'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이 영상에서 권용덕은 "노가다 뛰면서 근근이 배우 생활 이어가고 있는, 하지만 아직 꿈을 잃지 않은 남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권용덕은 2005년 영화 '주먹이 운다'에 단역으로 데뷔했으며 이후 영화 '대배우' '특별시민' '한산: 용의 출현' 등과 드라마 '어게인 마이 라이프' '금수저' '오랫동안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고려거란전쟁' 등에 출연한 배우다.

그는 "2005년에 개봉한 최민식, 류승범 선배님 나온 영화 '주먹이 운다'가 데뷔작이다. 죄수로 나왔다. 단편영화, 독립 영화에서 활동을 많이 했다. 영화 쪽도 거의 단역을 했다. 남들이 봤을 때 알려질만 한 건 배우 이준기 씨가 주연인 SBS '어게인 마이 라이프'에서 사채업자하고 인신매매 담당하는 깡패 역할로 나왔다"고 배우 이력을 소개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열현남아' 영상
/사진=유튜브 채널 '열현남아' 영상
권용덕은 배우 활동과 옥상 방수 일을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

권용덕은 자신이 하고 있는 옥상 방수 일에 대해 "비가 오면 물이 새지 않나. 그걸 막아주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추울 때 추운 곳에서, 더울 때 더운 곳에서 일한다"며 "MZ세대들이 기피한다. 제가 여기서 가장 막내로, 이 업종에서 아직까지 저보다 어린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옥상 방수 일을 병행하는 이유에 대해 "결혼을 했고 아이들도 있다보니 '나는 배우'라면서 돈을 안 벌어다 줄 수는 없지 않나. 제가 결혼을 했음에도 제 꿈을 이루려면 그래도 할 건 해야 한다. 적어도 생활비는 갖다줘야 하지 않나"라고 밝혔다.

이어 옥상 방수 일을 택한 것에 대해서는 "제가 공장이나 사무직을 들어가면 일을 빠질 때 얘기하고 휴가를 내야 하지 않나. 현장 일은 미리 얘기하면 언제든지 빠질 수 있으니까 (택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도 나이가 적은 나이가 아니다. 앞으로 10년 만 해도 50대 중반이니까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는 현장 일을 찾고 있었다"며 "친한 친구 형이 여기서 20년 일했다더라. 전화해서 '일할 수 있냐'고 물으니 '요즘은 할 사람이 없다. 와라'라고 해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에 있는 배우 분들 할 일이 없으시다면 저희 사무실로 오시라"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권용덕은 "일당 16만원을 받고 있다"며 "한 달에 25일, 26일 정도 일한다. 월 수익은 400만원대 초반이다"라고 밝혔다.

 /사진=유튜브 채널 '열현남아' 영상
/사진=유튜브 채널 '열현남아' 영상
그는 하루 일과에 대해 "오전 6시40분까지 출근해 옷 갈아입고 장비 챙겨서 오전 7시에 현장으로 출발한다"며 "오전 9시, 오후 3시쯤 참을 먹는다"고 말했다.

권용덕은 학교 옥상에서 우레탄을 바르는 방수 작업에 나섰다. 그는 "물이 고일 수 있는 곳은 다 방수 (작업이)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액체를 다루다보니까 하다보면 젖는다. 그러면 진짜 (추운 날씨에는 너무 시려워서) 손을 잘라버리고 싶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배우 소득에 대해서는 "지난해는 1년에 1000만원 정도"라고 밝혔다. 이어 "'그냥 배우만 해야지'라고 하던 분들도 있었는데 그 분들도 지금은 투잡 다 하고 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업이 옥상 방수 일이 됐다. 수입이 높은 게 본업이다. 생각해보면 (수입으로는) 배우가 본업이었던 적이 없다"면서도 "아이들은 아빠 직업은 배우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권용덕은 "저희는 일이 넘쳐난다. 현장이 너무 많다. (일자리를 구한다면) 무조건 구직할 수 있다. 큰 업체들은 (일손이) 항상 부족하다"며 옥상 방수 일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이어 옥상 방수 일을 배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동네에 있는 방수 업체 중에 큰 곳에 찾아가면 된다. 사장 한 명이서 하는 규모 작은 곳 말고 규모 있는 곳에 가면 '어서오세요'라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방수 일은 1년 내내 꾸준히 많다며 "장마철에 비가 많이 오지 않나. 쉬는 줄 알았는데 비가 오면 시공한 곳에서 물이 새는 곳이 있다. 장마철 내내 보수를 간다. 장마철에도 한 달에 25~26일 일한다. 주 6일은 기본으로 한다. 옥상 방수 일감은 무조건 계속 많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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