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후 환각 상태로 10대 소녀 구타…사망하자 폐가에 암매장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24.12.14 14:36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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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4' 방송화면 |
지난 13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4' 14회에는 천안서북경찰서 성정지구대 신동범 경감, 불당지구대 정욱채 경위와 과학수사대(KCSI) 윤외출 전 경무관, 김진수 경감이 출연해 직접 해결한 수사 일지가 공개됐다.
한 여성의 "아는 동생이 죽었다고 들었는데 확인해달라"는 신고로 시작된 수사는 천안에서 벌어진 10대 암매장 사건이었다.
신고자는 '보도방'(유흥업소 접객원 알선업)을 통해 지영(가명)양을 만났다고 했다. 당시 이들은 10대 가출 청소년이었다. 신고자는 지영양과 같이 있었던 수민(가명)양의 번호를 형사에게 알려줬다.
수민양은 삼촌이라는 자에게 자신과 지영 언니가 심하게 맞았고, 정신 차리니 언니가 숨을 쉬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촌은 불법 보도방 업주 박씨였다.
/사진=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4' 방송화면 |
신고자에 따르면 어느 날 박씨는 자기 팔에 주사(마약)를 꽂은 뒤 자신들을 보며 "너희는 12시간 동안 맞아야 한다"라며 무차별적인 폭력을 가했다. 그는 지영양의 머리를 아령으로 내리쳤고, 결국 지영양은 깨어나지 못했다.
다음 날 집은 깨끗하게 정리됐고 가족들은 수민양을 데리고 이사를 했다. 수민양은 박씨 아내에게 24시간 동안 감시당했다. 이후 박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되면서 5개월가량의 동거가 끝나게 됐다.
아내는 경찰에게 수민양은 알지만 지영양은 모른다고 증언했다. 다음 날 아내는 박씨가 수감된 교도소에 면회를 하러 갔고 면회가 녹음된다는 사실을 모른 채 남편에게 자신의 증언 내용을 털어놨다. 박씨는 녹음되는 걸 알고 편지하겠다고 답했다.
수사팀은 압수수색을 통해 박씨가 아내에게 남긴 편지를 발견했다. 편지에는 "괜히 쓸데없이 나서지 말고 내가 시키는 일만 해라"는 내용이 담겼다. 편지 뒷면에는 "나는 범행을 부인할 테니 이 편지를 찢어라"라고 적혀 있었다.
아내는 압수수색이 시작되자 태도를 바꿨다. 자신 역시 폭행을 당해왔고 미성년자 시절 박씨에게 협박당해 결혼했다는 것.
형사들은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박씨가 '암매장' '우발적 살인'을 검색했던 기록도 발견했다. 박씨는 지영양을 아무도 살지 않는 폐가 앞마당에 암매장했다. 조사 결과 지영 양은 폭행으로 갈비뼈와 복장뼈가 골절돼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1심에서 박씨는 35년 형을 받았지만, 마약 투약으로 인한 심신 미약이 인정돼 최종 30년형을 선고받았다. 시체 유기를 도운 공범은 2년 6개월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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