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쏟아진 충암고 교장 "충암파 졸업 40년 넘어" 억울함 호소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24.12.14 15:30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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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모닝와이드' 방송화면 |
지난 13일 방송된 SBS '모닝와이드'에는 이윤찬 교장이 출연했다.
앞서 지난 3일 밤 벌어진 비상계엄 사태를 주동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여인형 방첩사령관 등이 모두 충암고등학교 졸업생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이후 이들을 '충암파'라고 지칭하기도.
이에 대해 이 교장은 "시민들의 항의 전화가 정말 엄청났다. 이틀간 100여 통 넘게 왔다. 부재중 전화까지 합친다면 훨씬 더 많은 전화가 왔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녹화 중에도 충암고 행정실에는 민원 전화가 걸려 왔다. 민원인은 "인성교육 안 시켜요? 인성교육 잘 시키는데 나라가 왜 이 모양이에요?"라며 "충암고 애들 못 돌아다니게 해달라. 인성 안 좋은 애들하고 길에서 시비가 걸리거나 그러면 (어떡하냐?)"이라고 따졌다.
이 교장은 "애들은 한참 민감하고 위축되고 (비난이) 폭행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까 봐 걱정"이라며 "(탄핵 정국에서 시민들이) 화가 나지만 대통령실 전화번호를 아는 것도 아니다. 그럼 이 원망을 쏟아부을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은 (충암고) 졸업생들이 많으니까 학교인 것 같다"고 씁쓸함을 내비쳤다.
충암고등학교 이윤찬 교장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충암고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모교로, 윤명화 충암학원 이사장은 최근 비상계엄 선포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충암고에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
충암파와의 관계성에 대해 이 교장은 "정말 억울하다. 장관이 되고, 사령관이 되고 그러면 모교 동문 초청 강연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충암파와 관계 형성은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분들 졸업한 지 40년이 넘었다. 이분들 가르쳤던 선생님들 한 분도 안 계시고 지금 다 은퇴하셨다"라며 "충암고등학교에서 딱 3년 지냈고, 졸업한 이후 30년간 형성된 세계관과 카르텔은 구별 좀 해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교장은 윤 대통령에게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대선 예비 후보 시절 당시 충암고를 방문했으나, 무려 150명을 대동하고 나타나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이 교장은 윤 대통령이 당시 30분 야구부와 행사를 진행한 뒤 학교도 둘러보지 않고 떠났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앞으로 저와 교직원들이 더 노력해서 (충암고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가져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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