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함과 속물 근성을 혼동하면 안된다" - 이브 생 로랑

[스타일 톡<11>] 여성에게 턱시도를 입힌 패션 혁명가…예술가로 평가받는 창조적 패션 세계

머니투데이 스타일M 배영윤 기자  |  2015.04.09 10:12  |  조회 20692
마음 속에 새겨놓으면 나의 스타일이 한층 업그레이드 된다. 과거와 현재의 스타일을 창조한 크리에이터들의 명언들을 소개한다. 머니투데이 패션·뷰티사이트 '스타일M'과 함께 나누는 스타일 톡(TALK)!
/사진=이브 생 로랑
/사진=이브 생 로랑

"We must never confuse elegance with snobbery" - Yves Saint Laurent (1936 ~ 2008)

코코 샤넬 이후 패션계의 혁명가라 불리는 인물이 있다. 바로 프랑스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이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당대 최고의 패션 하우스 중 하나였던 크리스찬 디올의 총책임자를 맡았던 만큼 그는 말 그대로 '천재'였다.

이브 생 로랑은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던 오트 쿠튀르 의상을 지루하다 생각했다. 전쟁이 끝난 이후인 1950년대에는 젊은 층도 경제력을 갖기 시작했고 자신들만의 문화를 자발적으로 만들어가던 시기였다. 기성 세대와 차별을 둔 스트리트 패션의 출현도 이 시기였다.

당시 20대의 젊은 나이였던 이브 생 로랑은 패션을 리드하는 것은 고리타분한 기성세대가 아닌 자신이 속한 젊은 세대라고 생각했다. 당대 젊은 층들이 향유하는 문화와 패션에 눈을 떴고 이를 곧 자신의 컬렉션에 도입했다. 고객과 언론의 혹평을 받았던 그 컬렉션은 디올 하우스에서의 마지막 컬렉션이 됐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브 생 로랑 일생일대의 전환점이 됐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 동성 연인이자 영원한 파트너였던 피에르 베르제(Pierre Berge)를 만나 자신의 이름을 내건 패션 하우스를 설립했다. 이후 그는 여성들의 이브닝웨어로 드레스가 아닌 턱시도를 제안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르 스모킹, Le Smocking). 여성복의 새로운 장르로 떠올랐던 이브 생 로랑의 팬츠 슈트(pant suit)는 여성의 파워를 드러내는 1970년대를 풍미하는 상징적인 의상이었다.

샤넬이 '블랙 미니 드레스'로 땅에 끌리는 긴 치마로부터 여성들을 해방시켰다면 이브 생 로랑의 '르 스모킹'은 여성들에게 처음으로 바지를 입힌 셈이다. 이 두 아이템이 유행을 뛰어넘는 '클래식'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옷을 입는 방식보다는 삶의 방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이브 생 로랑. 그가 남긴 "우리는 절대로 우아함과 속물근성을 혼동해서는 안된다"는 말은 패션을 넘어 삶을 살아가는 방향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오트 쿠튀르의 황제였지만 스트리트 패션을 사랑하며 사회의 흐름을 읽고 앞서가는 패션을 선보였던 그는 패션 디자이너를 넘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한 예술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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