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단풍놀이…'강천산'

전북 순창 인기 여행지... 맨발산책 가능한 평지 코스, 구장군폭포, 출렁다리 명물

머니투데이 이지혜 기자  |  2015.10.22 12:52  |  조회 11242
단풍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는 순창 강천산, 공중에 놓인 출렁다리가 명물이다/사진=이지혜 기자
단풍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는 순창 강천산, 공중에 놓인 출렁다리가 명물이다/사진=이지혜 기자
가을 하면 단풍놀이다. 미리 작정하거나 계획하지 않아도 이맘때가 되면 누구라도 나들이 가고픈 마음이 동한다. 한편으로 이런 마음이 어떤 이들에겐 근심이다. 단풍은 제대로 즐기려면 산에 가야 해서다. 봄 벚꽃놀이는 진해, 여의도, 경주 등 도심이나 산책로 등이 명소지만 단풍의 경우 내장산, 설악산, 주왕산 등 온통 산이다. 월 1회 이상 등산 인구가 1500만 명을 넘는다지만 주변에 보면 산행이 부담스런 이들이 적잖다. 덕분에 국립공원도, 도립공원도 아닌 군립공원 강천산이 가을 대표 인기 단풍 명소로 떠올랐다.

◇유모차 끌고, 아이들과 손잡고 맨발로 산책
전북 순창 강천산은 등산 코스 4곳과 더불어 산이지만 등산하지 않아도 되는 이색 단풍 코스를 가지고 있다. 매표소부터 병풍폭포, 강천사, 현수교, 구장군폭포까지 이어지는 편도 약 2.5km 길로 사실상 평지나 다름없다. 1차선 도로보다는 넓고 2차선 도로보다는 다소 좁은 폭 4~5m 길이 이어진다. 길을 따라 한 켠으로 계곡 물이 흐르고 있어 나무와 어우러진 풍경이 한층 아기자기하다.

이 코스는 또한 등산용 트레킹화도 필요하지 않은 산이다. 실제로 걸어보면 경사도가 거의 안 느껴진다. 길 위는 평평해서 유모차나 휠체어가 이동하는데 전혀 불편하지 않다. 그렇다고 시멘트나 아스팔트 도로는 아니다.

굽이 있는 구두도 걷기가 불편하지 않고, 일부 구간은 맨발로 거닐 수 있다. 군에서 아이디어를 내어 일부 구간에 부드러운 마사토를 깔았다. 자갈이나 뾰족한 돌 등을 골라냈고, 산에서 내려온 후에 발을 씻을 수 있는 장소까지 만들었다.

세 줄기 물길이 120m 높이에서 시원하게 쏟아지는 강천산 구장군폭포. 비가 오면 폭포수가 생기는 '천우폭포'이지만,지금은  인공적으로 물을 공급해 항시 폭포를 볼 수 있다/사진=이지혜 기자
세 줄기 물길이 120m 높이에서 시원하게 쏟아지는 강천산 구장군폭포. 비가 오면 폭포수가 생기는 '천우폭포'이지만,지금은 인공적으로 물을 공급해 항시 폭포를 볼 수 있다/사진=이지혜 기자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아이 동반 가족이다. 어린이가 있는 집은 아빠,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 손을 잡고 맨발로 거니는데, 모두 함박웃음이 얼굴에 가득하다. 유모차를 끌고 여유롭게 산책하는 신세대 엄마, 아빠도 다수다. 길을 따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아기단풍 나무가 예쁘게 물들면 가족이 함께 추억을 만들기에 제격이다.

코스에 재미를 더하는 요소는 병풍폭포와 구장군 폭포다. 강천산 절벽은 퇴적층이 휘어지면서 형성돼 그 자체로 그림을 그려놓은 듯 수려하다. 그 위로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줄기까지 더해져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대부분 산행은 산 정상에서 주변 경치를 조망하거나, 계곡물을 즐기는 정도인데, 강천산은 폭포가 더해져 있다.

강천산 폭포는 원래 제주 엉또폭포처럼 비가 올 때만 생긴다. 이를 군에서 건수기에도 인공적으로 물을 공급해 항시 볼수록 해 놨다. 인공폭포라고 해도 폭포수 주변에는 스트레스 치유 기능이 있는 음이온이 많이 배출된다고 한다.

고추장과 장류로 유명한 만큼, 다리에 메주로 장식해놓았다/사진=이지혜 기자
고추장과 장류로 유명한 만큼, 다리에 메주로 장식해놓았다/사진=이지혜 기자
오래 걷는 게 힘들다면 초입에 위치한 병풍폭포까지만 가도 된다. 아무래도 규모나 폭포의 풍광은 구장군폭포가 뛰어나다. 120m 높이에서 세 갈래의 폭포수가 동시에 쏟아진다. 구장군폭포에 다 가면 파란 하늘 위로 붉은색 출렁다리(현수교)가 보인다. 흔들흔들 걷는 재미도 뛰어난데다 이곳에서 단풍과 주변 일대를 감상하기에도 최고다.

◇순창에서 꼭 먹어봐야 할 별미 세 가지
여행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먹을거리다. 순창여행에서 먹어봐야 할 세 가지 별미를 소개한다.

순창은 뭐니뭐니해도 '순창 고추장'이 유명하다. 아이들은 고추장이나 된장을 별로 반기지 않는데 순창 고추장 민속마을에 방문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순창 민속마을에는 장류체험관이 있어 온 가족이 함께 고추장 만들기를 해볼 수 있다. 또 피자 등 고추장이 들어간 간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 재미가 있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음식 맛을 즐기게 된다. 간장으로 만든 김 장아찌는 특히 아이들도 잘 먹어서, 아이 동반 가족들에게 인기가 높다. 어른 2만4000원, 어린이 1만6000원, 소요시간은 약 1시간30분. 장류체험관은 숙박 시설도 운영하고 있는데, 2~6인 기준으로 4만~6만원이면 이용 가능하다.


봉깨순대 순대국밥/사진=이지혜 기자
봉깨순대 순대국밥/사진=이지혜 기자
순창읍에 위치한 정육식당 '고기쟁이'도 가족 나들이에 안성맞춤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저렴한 가격이다. 4인분 한우 모듬구이가 5만원. 야외에 너른 마당에는 텐트를 설치해 추가 비용 없이 이곳에서 고기를 구워먹으며 캠핑 기분을 낼 수 있다. 여타 정육식당과 달리 '상차림비' 또한 별도로 받지 않아 더욱 저렴하다. 이 식당은 순창에서는 청국장으로 더 유명하다. 식당을 운영하는 조준 사장이 청국장 식이요법으로 암을 이겨낸 까닭이다. 이런 연유로 인해 청국장뿐 아니라 반찬 등에도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고 있다.

순창 재래시장은 5일장으로 운영되는데, 시장 내에는 순대 거리가 있다. 직접 만든 순대가 별미인데다, 순창고추장을 넣은 전골과 순대곱창 볶음도 인기다. 아무래도 어른들이 더 좋아할 만한 맛이다. 도시에서 온 가족들에게 무난하게 추천하는 곳은 뽕개식당이다. 순대국밥 6000원.

한우 모듬 4인분이 5만원인 정육식당 '고기쟁이' 야외에는 텐트도 있어 캠핌 기분도 낼 수 있다/사진=이지혜 기자
한우 모듬 4인분이 5만원인 정육식당 '고기쟁이' 야외에는 텐트도 있어 캠핌 기분도 낼 수 있다/사진=이지혜 기자
순창은 지리적으로도 아이 동반 가족이 방문하기 좋다. 서울-순창 269km, 부산-순창 240km, 대구-순창 175km로 편도 3시간 이내로 이동할 수 있어 자동차로 여행을 떠날 만하다. 이동시간이 길지 않아 교통체증 부담이 있는 단풍철에는 기차투어나 버스투어 상품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순창역은 없지만, 인근 지역에서 관광버스를 연계해 주요 관광지를 방문할 수 있다.

순창 고추장 유래와 관련된 만일사. 인근 산내마을 풍경. 가을 황금 논밭이 예쁘다/사진=이지혜 기자
순창 고추장 유래와 관련된 만일사. 인근 산내마을 풍경. 가을 황금 논밭이 예쁘다/사진=이지혜 기자

장류체험관 숙소/사진=이지혜 기자
장류체험관 숙소/사진=이지혜 기자
강천산 매표소에서 구장군폭포까지 코스는 평지이다시피 하다/사진=이지혜 기자
강천산 매표소에서 구장군폭포까지 코스는 평지이다시피 하다/사진=이지혜 기자
맨발로 산책이 가능하다/사진=이지혜 기자
맨발로 산책이 가능하다/사진=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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